『조현, 나의 일 프로』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허물고, 그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해 주는 거울 같은 책이다. 자극적인 뉴스나 미디어에서 말하는 그들은 범죄를 저지르며, 공포스럽고, 가까이하면 안 될 괴물처럼 묘사되곤 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미지의 공포가 아니다. 그저 잠시 아픔의 터널을 지나는 중인, 우리의 가족이자 친구, 그리고 우리 사회의 일원이다.
이 책은 단순히 정신질환을 다룬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조현병을 겪는 이들의 글을 통해 삶의 존엄과 존재의 가치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조용한 울림으로 답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픔을 겪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고통과 희망이 오롯이 전해져 온다. 그들의 ‘망상’과 ‘환청’이라는 단어 속에는 상상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고독했던 생존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서두에 나오는 “지금보다 덜 불안하고 우울해질 수 있다면”이라는 문장은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린다. 그 말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행복과 수면, 마음의 평안조차 이들에게는 간절한 소망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그들의 희망은 우리의 삶에도 닿아, “나도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자”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지금은 아프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언제든 같은 아픔을 겪을 수 있다. 그러니 그들 또한 언제든 회복하여 다시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며, 아픔을 겪는 모든 사람에게 따듯한 배려와 격려의 응원을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