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시’를 외우는 순간 영원히 죽지 않는 연극과 문학의 힘
〈바이 하트〉는 무대 위에 놓인 열 개의 빈 의자에 열 명의 관객을 초대하면서 시작된다. 공연에서 직접 배우로 출연하는 티아구 호드리게스는 열 명의 관객에게 세익스피어의 소네트30의 14행을 외울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모두가 소네트를 외워야만 비로소 공연이 막을 내린다고 설명한다. 호드리게스는 소네트의 구절을 가르치며 곧 실명하게 될 그의 할머니와 자신에게 연결된 작가들, 책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문학평론가 조지 스타이너, SF작가 레이 브래드버리, 시인 오시프 만델슈탐 등 다양한 이야기들 사이에 존재하지 않을 듯한 연결고리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티아구 호드리게스가 이들의 이야기를 선택한 미스터리가 서서히 풀린다.
“1919년에 태어나신 할머니는 포르투갈 시골 마을의 여관 주인이자 요리사였습니다. 할머니가 93세 되던 해에 곧 시력을 잃게 될 거라는 진단을 받고, 손자인 제게 ‘마음으로 외워서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무슨 책을 드려야 할까요.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수많은 텍스트의 미로를 지나 긴 이야기들의 끝에서, 독자들은 부당한 세상과 인간의 한계에 맞선 문학과 예술의 힘을 만나게 된다. 또한 그 상징과도 같은 셰익스피어 소네트 30번 14행을 마음으로 외우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티아구 호드리게스는 그의 또다른 작품 〈소프루〉에서 “기억하는 것은 곧 저항이자 삶”이라고 했듯이 “시를 마음으로 혼자 외우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지만, 함께 외우는 것은 닥쳐오는 죽음, 불의한 세상에 함께 맞서는 저항의 행위가 된다”고 말한다.
알마의 희곡 시리즈 Graphic Dionysus
‘GD’는 Graphic Dionysus의 약자로, “아름다운 가상을 만들어내는 활자 극장”을 표상하는 알마의 새로운 희곡 시리즈입니다. 이를 통해 희곡이란 텍스트를 책이라는 무대 공간에서 연출해내고자 하며, GD 시리즈가 독자의 삶이란 무대 공간에서 각자의 ‘아름다운 가상’으로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대본을 쓴다. 연출가와 배우와 디자이너도 작품을 쓴다. 그리고 관객도 연극을 쓴다. 만약 200명의 관객이 있다면, 거기에는 200개의 연극이 있는 것이다.” _ 폴라 보겔(Paula Vogel)
출간작
닉페인 작 성수정 옮김 《별무리》
닉페인 작 성수정 옮김 《인코그니토》
마에카와 도모히로 작 이홍이 옮김 《산책하는 침략자》
린 노티지 작 고영범 옮김 《스웨트》
마에카와 도모히로 작 이홍이 옮김 《태양》
앨런 베넷 작 고영범 옮김 《예술하는 습관》
고영범 작 《서교동에서 죽다》
황정은 작 《노스체》
시바 유키오 작 이홍이 옮김 《우리별》
티아구 호드리게스 작 신유진 옮김 《소프루》
김은성 작 《빵야》
마에다 시로 작 이홍이 옮김 《응, 잘 가》
마에카와 도모히로 작 이홍이 옮김 《함수 도미노》
신유진, 장종완 작 《누아》
출간예정
조엘 폼므라 작 안보옥 옮김 《신데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