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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배가 지나간 호수의 파랑

오리배가 지나간 호수의 파랑

  • 장이지
  • |
  • 아침달
  • |
  • 2025-04-25 출간
  • |
  • 124페이지
  • |
  • 125 X 190mm
  • |
  • ISBN 9791194324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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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우리가 함께 있었다는 묽은 표식을 남기자”
날마다 다시 쓰는 사랑과 우정을 위한 헌시
선분 하나로 그린 영원의 순환로


여섯 권의 시집을 상재하며 그리움에 주소를 부여하고, 편지를 쓰듯 돌아갈 수 없는 순간들을 애틋하고 명징한 언어로 보내온 시인 장이지의 일곱 번째 시집 『오리배가 지나간 호수의 파랑』이 아침달 시집 마흔아홉 번째로 출간되었다. 그동안 오장환문학상, 김구용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단단한 지지를 받아온 시인은 지난 시집 『편지의 시대』를 통해 낭만이 실조된 세계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거나 놓친 존재들에게 편지를 부치며 다시금 연결감을 시적으로 일깨워준 바가 있다. 어느새 독자를 수신자의 자리에 두며 애틋하고도 어렴풋한 시간을 함께 써 내려가듯 편지를 보내온 시인은, 타자를 향해 있던 사랑과 우정의 둘레를 이번 시집을 통해 ‘나’의 이야기로 수렴하며 관계의 돌아봄 속에서 영원이라는 세계를 발명한다.
‘관계’에 반드시 찾아올 수밖에 없는 종료된 시간을 홀로 돌아보며, 시인은 그것이 ‘끝’이 아닌 언제나 함께 만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쓰기’를 선택한다. 어쩌면 이것은 시인이 시를 통해 말할 수밖에 없었던 근원적인 배경이 된다. 시인의 말처럼 “영원이란 활자 속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인의 작품 안에서 다시 재연결된 존재들은 우리가 언젠가 한 번쯤 헤어졌거나 잃어버렸던 관계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순간들, 어쩌면 지금 진행 중일지도 모를 뼈 아픈 이별임과 동시에 그것을 순응하며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는 회복의 자리이기도 하다. 고추잠자리의 날개 속에서 오리배가 호수를 지나며 만든 파랑을 지켜보는 그 작고 섬세한 해상도의 풍경은, 이렇듯 균열이 일어난 세계를 다시 연결하고 문장 속에서 재회하게 하는 중요한 문법으로 작용한다.
“한없이 다시 만나는 것으로서의 이별”을 믿어온 시인에게, 시란 이별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계속 만나게 되는 약속의 세계이기도 하다. 사랑과 우정이 일순간 하나의 선분을 나눠 쓰며 순환하는 영원성을 시치리가하마의 노을이나 산정 호수, 끽다점, 월대 등과 같은 낯선 장소에서 확인한다. 이곳들은 세상 어딘가에서 계속되는 풍경이면서도 생경하도 한데 “언젠가 시간 위의 세 부처님이/ 절집의 가장 누추한/ 한 방에 모여/ 우리 두 사람을 맞아주었”(「헤어지는 중」)던 일처럼 현실을 초월한 능선 위에서 새롭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이 지극히 현실적인 얼굴로 그려지지 않고 “고라니의/ 검은 물 유동하는/ 눈”(「깊은 곳-고고학」)속 풍경처럼 그윽하게 드리우는 것은 아마도 “이해한다고 말하고/ 이해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고 말”(「두 사람」)하는 현실로부터 초월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로 읽힌다. 현실이라는 렌즈 안에서 조감할 수 없는 형태의 우정과 사랑을 새롭게 쓰며, 이별을 영원으로 받아 적으며 이어 쓰고, 그리하여 우정과 사랑을 겹쳐 새로 쓰는 일이 시에서 계속된다는 것을 이번 시집을 통해 증명한다.


한없이 다시 만나는 것으로서 이별을 믿는 것
헤어진 시간을 통과하는 일렁임의 시

발문을 쓴 평론가 성현아는 “파랑과 사랑은 단 하나의 음운으로 변별되는 단어”라고 시인의 시를 명명하며, 시 안에서 일렁이는 운동을 미묘하게 감지한다. “파랑은 바다의 물결로, 해수의 주기적인 운동을 뜻한다. 이 운동은 파를 일으키는 외력과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복원력에 의해 유지되는데, 사랑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라고 이야기하며 화자의 애처로운 복원력과 닿을 수 없이 멀리 달아나 버리는 시간과 감정의 액체성을 이번 시집에서 읽어낸다. 시인은 만나지 않았던, 아무것도 없었던 순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복원이 아니라 이별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순응하고 이해한 후, 유실된 존재들과 문장 속에서 함께 있는 형태로의 복원을 시도한다. 발문에서 언급하듯 “파랑이 곧 사랑이라는 손쉬운 동일화에 매몰되지 않고, 그 사이의 미세한 괴리까지 짚어낸다”라는 점도 주목해볼 만한 지점이다.
미세한 괴리에 닿는 데까지는 시인의 섬세한 바라봄, 들여다보기, 눈여겨보기의 적극적인 방식에서 기인한다. “눈물 바람 하였”어도 이별 앞에서 마음의 해상도를 높이며, 다시 만날 날의 약속으로서의 쓰기. 날마다 다시 적는 사랑과 우정의 표정이 하나의 얼굴을 쓰고 있다는 것. 시인은 마치 미래에서 온 것처럼,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다양한 모양의 이별을 어쩌면 시 안에서 재회할 수 있는 또 다른 약속이나 만남일 수도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영원’이라는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일이 결코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어쩌면 그것은 시인에게도, 독자에게도 시라는 매개로 만나게 되는 존재들과의 관계를 성립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잊음이라는 기억, 기억이라는 시작, 시작이라는 연속 그 사이사이에 벌어졌던 균열과 균열을 이어 시인 장이지만의 ‘영원성’을 만드는 일이 이번 시집을 통해 벌어진다. 단지 ‘나’와 ‘너’의 관계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와 세계로서의 확장된 시선으로 ‘우리’의 형태를 입체화한다. 이태원 참사, 가자 지구 공습, 탄핵 시위 등 세계가 앓고 지켜내려는 현장에서도 이 영원성은 성립된다. “내일도 만나자고 작별의 포옹을 하고/ 친구의 목에 머플러를 감아주자/ 날마다 다시 쓰자, 우리의 우정을”(「기록-palimpsest」). 이 시의 부제인 ‘팔림세스트(palimpsest)’는 원래의 글 일부 또는 전체를 지우고 다시 쓴 고대 문서를 뜻하는데, 이번 시집 전체를 아우르는 말로 성립된다. 흘러가는 시간에 재단되어 기록된 이별을 포함한 일들을, 시인만의 영원성으로 다시 쓴다는 뜻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한 번 시에 기록함으로써 시간에 정박해 있던 우리 존재를 파랑으로 조금씩 일렁이며 다른 차원의 세계로 밀어낸다.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해 자퇴를 마음먹고 찾아온 제자의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자퇴」), 일찍 철들어 점점 지쳐가다 어디론가 떠나버린 학생과 강의실 구석의 빈자리를 보는 일(「모라토리엄」), 제자들과의 여행에서 난생처음 오리배에 타본 경험으로부터 이들을 아버지라고 호명하는 일(「영원한 휴가-제자들과」) 등 시인은 만남과 헤어짐을 동시에 예감하며 시를 통해 순간적인 일들에 영원성을 부여한다. “한없이 다시 만나는 것으로서 이별을 믿”(「시인의 말」)는 시인의 파랑 안에서 우리는 열심히 헤어지고, 또 열심히 만날 수 있다. 장이지가 그리는 이별은 손댈 수 없는 일로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로 재회하는, 그리하여 시간을 문장 안에서 재생시키는 복원을 선택하며 마침내 우리에게 이별마저 눈부신 만남으로 선사한다.

목차

전설 바다의 밤물결
유월
무지개
정경
세계의 끝
경화수월
네가 떠안고 있는 것
Love Me or Leave Me
이 고비
깊은 곳
시간
헤어지는 중
구상도

작은 악마
가족
노간주나무 아래서
두 사람
월대에서
불타는 나무
마음을 열어 보면
가벼이 취해
노래
페르소나
슬픈 눈
여우비
혼자만 찬란한 것
반성
복숭아 깃털 옷
장엄 호텔
꽃 피면
골목
울기 좋은 곳
칠월
처서
엄마야 누나야
우정 세월
행방불명
안개
파수꾼
핼러윈
애수
자퇴
양을 굽다
가리온
영원한 휴가
지하 통로
When You Wish Upon A Star
기록

발문
浪漫, 그 물결치는 사랑 - 성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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