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국내외 독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스미노 요루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장편소설 《사랑과 그것과 그리고 전부》는 삶과 죽음, 짝사랑과 우정, 일상과 여행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10대의 여름을 그린다. 우연한 재회, 뜻밖의 제안, 그리고 야간 버스. 이 모든 우연이 만들어낸 나흘간의 여정 속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의 진심을 조금씩 마주하게 된다.
하숙집 동료이자 같은 반 친구인 사브레와 메메. 고등학생인 두 사람은 우연히 마주친 여름날, 자살한 친척의 방을 보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나게 된다. “같이 갈래?”라는 사브레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메메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게 두 사람의 특별한 나흘이 시작된다. 정해진 목적지, 긴 이동 시간, 자잘한 게임과 대화,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며 보내는 하루하루가 쌓여갈수록, 메메는 사브레에게 품은 감정이 단순한 친구 이상의 것이었음을 자각하게 된다.
이야기의 겉모습은 단순한 로드무비이지만, 내면에는 스미노 요루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청춘의 내밀한 심리선이 촘촘하게 깔려 있다. 특히 사브레의 말투와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죽음에 대한 호기심”과 메메의 “사랑이 되지 못한 감정”은, 단지 풋풋한 청춘이 아닌, 누구나 한 번쯤 지나온 감정의 격류를 떠올리게 만든다.
《사랑과 그것과 그리고 전부》는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다 담아내지 못할 관계의 결, 감정의 결, 청춘의 결들을 이야기한다. 우정인지, 사랑인지, 혹은 그사이 어딘가에 있는 감정을 끌어안고 여행을 마친 메메는 이렇게 말한다.
“사브레가 옆에 있어 주기만 해도 즐겁다. 내 짝사랑은 그런 것이다.”
특별하지 않은 장소들, 단조로운 사건들 속에서도 스미노 요루는 특유의 섬세한 문장과 감정선으로 소중한 감정의 순간들을 길어 올린다.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을 여름의 기억이기도 하고, 어쩌면 아직 오지 않은 당신의 한 장면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감정과 관계의 온도를 되묻는 청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