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그들의 방법을 훔쳤을 뿐인데, 나도 억 소리 나는 인생을 살게 됐다!”
- 카페 아르바이트생에서 억만장자로, 평범한 실리콘밸리 ‘덕후’의 인생 역전기
찢어지게 가난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부모님은 늘 ‘돈’ 때문에 싸웠고, 결국 아버지처럼 살지는 않겠다고 쾌속으로 돈 벌 궁리에 나선 한 소년이 있었다. 특별한 재주는 없지만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좋아해 그들에 대한 영화를 수백 번 돌려봤고, 애플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어지간한 평론가 수준의 리뷰를 구가하다 스티브 잡스와 얼떨결에 인터뷰까지 하게 된 열혈 청년. 바로 메타, 유튜브, 스레드, 슬랙, 미드저니 등 테크 기업들이 먼저 찾는 디자인 에이전시 메타랩(MetaLab)의 창업자 앤드루 윌킨슨(Andrew Wilkinson) 이야기다.
그는 찰리 멍거과 워런 버핏을 자신의 성공 멘토로 삼고, 그들의 책과 버크셔 해서웨이의 관련 도서를 줄줄 외울 정도로 ‘덕질’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우여곡절 속에 디자인 에이전시를 차렸고, 그들이 남긴 수많은 ‘명언’을 따라 악전고투 속에 살아남았다. 이후 버크셔 해서웨이를 따라 투자 지주회사 타이니(Tiny)를 세웠고 자산 규모 1조 원이 넘는 ‘억만장자(billionaire)’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찰리 멍거의 집에 초대받아 비즈니스 제안까지 받게 되었다는 사실!
신간 『나는 거인에게 억만장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Never Enough)』에는 그가 직접 겪은 이 놀라운 스토리와 성공 전략, 자신이 마주한 거인들의 가르침까지 모조리 담겨 있다. 단순히 돈 버는 방법 몇 가지나 사소한 비즈니스 법칙에 대해 다루는 천편일률적인 자기계발서 중 하나가 아니다. 무일푼의 대학 중퇴자였던 한 청년이 어떻게 자신만의 비즈니스 제국을 세우고 30대에 계층 사다리를 뛰어넘은 억만장자가 되는지, 부와 인생을 완성해나가는 한 인간의 위대한 여정과 결단을 그리고 있다.
“밑져야 본전이라 과감했을 뿐인데, 억만장자들이 내게 자꾸 힌트를 준다!”
- 평범한 청년의 허황된 꿈을 현실로 만든, 가장 쉽고 빠른 성공 매뉴얼
어떻게 이 놀라운 드라마가 가능했을까? 저자를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전략은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거인의 방법을 훔쳐라’다. 앤드루는 일찍이 돈벌이를 하며 컴퓨터와 최신 IT 기술 등 실리콘밸리의 모든 것에 대해 파헤쳤다. 그는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성공하는지 탐색했던 것이다. 그는 거인들의 말과 행동을 되새기며 인생의 궤도를 조금씩 변화시켰다. 고등학생 때는 여느 스타트업처럼 애플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웹사이트 맥틴스를 운영하며 돈을 벌었고, 대학을 중퇴한 후에는 디자인 회사 메타랩을 차려 실리콘밸리 영웅처럼 창업에 뛰어들었다.
둘째, ‘싫어하는 일을 그만둬라’다. 메타랩의 화려한 성공 이후 앤드루는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하는 바쁜 삶을 보냈다. 특히 그는 경영에 흥미가 없었다. 그래서 친구 마크와 은행 직원 크리스를 고용했다. “어려운 일은 게으른 사람에게 맡기라”는 빌 게이츠의 말처럼, 그는 자유를 얻기 위해 회사의 시스템을 재빠르게 설계해나갔다. 그리고 “역으로 생각하라”는 찰리 멍거의 사고방식에서 착안한 ‘반대목표 전략’을 적극 활용한다. 반대목표, 즉 하기 싫은 일을 줄이라는 것이다.
“‘운 좋은 졸부’와 ‘부의 설계자’를 가르는 한 끗 차이는 멘털이다!”
- 똑똑한 실패의 원칙, 끝없는 집념, 멀리 보는 눈… 억만장자 마인드셋의 정석
셋째, ‘똑똑하게 실패하라’다. 사활을 건 고양이 가구 사업의 실패와 쇼피파이 프로젝트의 대성공은 앤드루에게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줬다. 그는 틈새 비즈니스를 타깃으로 신사업들을 꾸린다. 그런데 믿고 따르던 파트너가 돈과 회사를 노린 사기꾼임이 밝혀져 회사는 위험에 빠지고야 만다. 성공하고 싶다면 실수와 실패마저 이용하는 강력한 멘털이 필요하다. 그는 지주회사 타이니를 세운 다음, 사기꾼에게 당했던 매각 실패 경험을 살려 진정성 있는 제안으로 디자이너 커뮤니티 드리블 인수에 성공한다.
넷째, ‘절대 만족하지 마라’다(이 책의 원제가 ‘Never Enough’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어들이길 원한다면, 그렇게 될 때까지 만족해선 안 된다. 앤드루는 경매에서 낙찰 받은 빌 애크먼과의 점심 식사에서, 장기적 투자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운다. 그리고 세계적인 커피 메이커 제조사 에어로프레스(AeroPress)를 시작으로 수많은 회사를 사들였다. 멍거와 버핏의 가르침에 따라 해자(垓子)가 있는 저평가 기업 위주로 투자했다. 그렇게 가난했던 ‘찰리 멍거 덕후’ 앤드루 윌킨슨은 거인들의 방법을 훔쳤을 뿐인데 억만장자가 되어버렸다.
“진정한 거인은 집착하지 않고, 조급하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 워런 버핏이 직접 가르쳐준 성공의 종착지, 잊지 말아야 할 인생의 가치들
마지막 전략은 ‘승리를 만끽하라’다. 돈뿐인 승리가 아니라 시간과 자유마저 쟁취한 진정한 승리다. 돈이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앤드루가 마주한 건 끝없는 공허였다. 허영과 사치는 오히려 행복을 방해했다. 찰리 멍거에게 사업을 이어받으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설렘도 잠깐이었다. 위협받는 안전, 질투로 인해 무너지는 인간관계, 지인들과의 불화가 잇따라 벌어졌다. 돈이 해결하지 못하는 불안에 시달리던 앤드루에게 버핏은 인생을 바꿀 제안을 한다. 그리고 앤드루가 버핏의 제안에 따라 새로운 인생 목표를 세우고, 그간 자신을 괴롭혀온 감정들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약속하는 것으로 책은 끝난다.
이 책『나는 거인에게 억만장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는 거인들의 성공 방법을 정말로 따라 했던 한 청년의 자전적 이야기다. 짧은 시간 안에 부를 쌓으며 달라진 일상과 사고방식의 변화, 그리고 성공과 삶에 대한 통찰을 생생하고 경쾌하게 그려낸다. 중하층 가정에서 자란 한 인간이 삶을 위협하는 가난을 이기고 부의 결핍을 해소하는 과정은 일견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부와 명성을 얻은 후 찾아온 인간관계의 고립, 도덕적 회의감, 직업적 만족의 부재는 근본적인 의문을 남긴다.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가, 성공과 부에 대한 집착 그 마지막에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
앤드루 윌킨슨은 자신이 만난 부자와 투자가, 사업가를 향해 상어(shark)라는 비유를 든다. 앞만 보고 헤엄치는 포악한 짐승 같았다며, “그들의 길을 막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로봇 같은 사람들, 단 한 순간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꼬집는다. 그리고 결국 ‘억만장자 되기’라는 평생의 목표를 거꾸로 뒤집어버림으로써,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묻는다. 처음엔 상어가 되길 꿈꿨지만 결국 인간으로 살기로 결심한 그의 이야기를 통해 돈뿐 아니라 자유와 행복까지 얻는 진짜 인생 역전의 공식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