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천 회의 생방송을 연출하면서 얻은 결론은 쇼핑 방송이란 결국 고객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작업에 다름 아니라는 것입니다. 방송 준비는 끊임없이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일의 연속이었고, 그 끝은 항상 고객들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어지간한 PD와 호스트들은 스스로 고객 심리 전문가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일 뿐, 이미 심리 분석의 달인이 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나 아쉬운 점은 그런 전문가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실무자가 직접) 소비자 심리 관점에서 정리한 글이 딱히 없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써야 할 작업 같았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틈틈이 에세이를 적어왔습니다.

현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언가를 구매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편의점에서 요구르트 하나를 사는 행위도 쇼핑이라고 본다면, 쇼핑은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유지시켜 주는 근본적인 활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쇼핑의 속성을 잘 아는 것은 바람직한 쇼핑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바람직한 쇼핑은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사는 데에 적합한 태도를 형성하게 합니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발견될 수 있는 소비 심리 코드를 실무자의 시각으로 기록한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소비 행위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심리는 결국 생활 전체의 심리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느낀다면 독자 여러분들은 세상이 정말 흥미롭고 활기찬 곳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