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에 내가 있었다.그 시절을 추억하는 가장 즐거운 방법!
이 책은 한 사람의 플레이 기록도, 단순한 게임 리뷰도, 향수에 젖은 회고도 아닙니다. 게임이 도피가 아니라 발현이었음을 증명하는 에세이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암호 같은 연대의 기록입니다. 인생의 튜토리얼 시기 누구나 한 번쯤 저장하고 싶었던 감정의 지도입니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건 예전에 했던 게임 속 캐릭터가 아니라 그 순간 게임을 하던 나 자신일 것입니다. 짝사랑의 감정, 함께했던 친구들, 혼자만의 밤, 미처 전하지 못한 작별까지. 게임은 끝났지만 우리의 마음은 아직 그 세계에 접속 중입니다. 한때 게임을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작은 방 안의 모험 그리고 0과 1로 이루어진 세계에 두고 온 감정을 천천히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총 7개의 장과 1개의 부록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챕터마다 포션, 스킬, 길드, 술법 등 게임적 개념을 빌려 감정, 관계, 사회, 정체성, 문화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마치 튜토리얼부터 만렙까지 차근차근 진행되는 RPG 게임처럼 독자들은 게임을 통해 살아온 자신의 삶을 되짚고, 또 다른 자아를 마주하게 됩니다. 또한 게임 플레이처럼 챕터마다 삽입된 [스킬 설명서], [비급서], [술법서] 등의 장치는 독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각종 밈과 은어, 감정의 언어를 감각적으로 엮어낸 문장들은 게임이 삶의 일부였던 세대에게 강한 울림을 자아냅니다. 〈메이플스토리〉, 〈테일즈런너〉, 〈언더테일〉, 〈놀러와요 동물의 숲〉, 〈레이튼 교수와 최후의 시간 여행〉,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등 2000~2020년대를 아우르는 대표 게임들이 저자의 기억과 감정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독자 자신의 게임 플레이 기억도 함께 소환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