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은 2025년 4월 4일 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2년 11개월만에 끝난 윤석열 정권을 ‘실패한 리더십’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렇게 실패한 리더십으로 끝난 이유를 ‘스토리텔링’의 잠재력과 관련시킨다. 언론 등에서 제시하는 스토리텔링의 표면적 층위만 보고 섣부른 판단을 할 게 아니라, 선거 기간 중 부각된 그의 스토리를 잘 분석했더라면, 그의 리더십이 불완전한 것이 될 수밖에 없는 가능성을 충분히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어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이며, 사회적 변화와 관련하여 어떤 함의를 가질 수 있는지 설명한 후, 미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가 선거 기간 때부터 내세웠던 스토리텔링을 소개하고, 이어 한국대통령 김대중과 노무현의 스토리텔링을 소개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적 영역’의 사실들에 기반한 정치인의 스토리텔링이 실제로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져 정치 패턴을 바꾸는가 하는 ‘공적 영역’의 추진력을 보여주는가 하는 데는 그 메시지 자체의 호소력의 차이도 작용하겠지만, 그 못지않게 당시 시대 상황과 맞물려 더욱 큰 파급력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런 차이를 저자는 제4장 ‘스토리텔링 경쟁 사례: 2024년 미국 대선의 트럼프 승리’에서 명료하게 보여준다. 즉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스토리텔링이 그 자체로서는 둘 다 호소력이 있어도, 특히 2024년 대선 국면의 미국 상황이라는 사회적 세팅 속에서 어떤 것이 더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이는 공적 변화의 동력이 되었는가를 비교해서 설명한다.
스토리텔링의 작용에 대해 이렇게 선명히 분석한 후 저자는 ‘탄핵 대선’에서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예상 후보자들과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분석한다.
현실 정치의 흥미로운 장면들을 생생히 떠올릴 수 있는 저자의 박진감 있는 분석과, 결국 ‘권력은 국민의 손에서 나온다’는 힘있는 메시지가 결합되어 전개되는 〈6.3대선의 승자: 그의 스토리에 답이 있다 - 누가 트럼프의 맞상대인가?〉는, 다시는 실패한 선택으로 인한 국정 혼란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한국민이라면 이 ‘탄핵 정국’에서 꼭 읽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