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밉고, 짜증 나고, 정말 싫지만……. 그래도 우리 형이야!”
하지만 유준이는 하루네 언니가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찬우네 누나가 아무리 짓궂게 굴어도 서준이 형이 가장 못됐다고 생각했어요. 먹는 걸로 치사하게 구는 게 가장 나쁘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우리 형이 제일 나빠! 자기만 알고, 욕심도 많고, 먹을 것만 밝히고!”
유준이가 이를 악물고 외치자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어요. 모두 고개를 끄덕거리며 서준이 형을 같이 욕하기 시작했거든요.
유준이는 기분이 이상했어요. 친구들이 같이 형을 흉봐 주면 속이 시원할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속에서 화가 확 끓어오르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형을 흉보는 것과 남이 형을 흉보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였으니까요.
유준이는 놀이터가 떠나가라 소리쳤어요.
“우리 형 욕하지 마!”
그런데 그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어요. 바로 하루의 언니와 찬우의 누나였어요. 하루의 언니와 찬우의 누나가 쏜살같이 달려와 유준이에게 따지고 들었어요. 내가 동생에게 소리 지르는 것과 남이 내 동생에게 소리 지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으니까요.
과연 아이들의 ‘못된 형 자랑하기 대회’는 어떻게 끝이 날까요? 그리고 유준이의 형, 서준이는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수없이 싸우고 토라져도, 결국엔 가장 든든한 내 편!”
《못된 형 자랑하기 대회》는 형제자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동생의 입장에서 유쾌하게 그려 낸 그림책이에요. 친구들과 내기하듯, 자랑하듯 형을 흉보다가도 막상 남이 형을 흉보자 욱하고 화를 내는 이 이야기는 형제자매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이지요.
《못된 형 자랑하기 대회》는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 《엄마 아빠의 작은 비밀》을 함께 만든 박보람 작가와 한승무 작가가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함께 만든 그림책이기도 해요.
박보람 작가는 미움과 애정이 공존하는 형제자매의 특별한 관계를 어린이의 시선에서 경쾌하게 풀어냈어요. 오늘도 티격태격하고 있을 형제자매들에게 전하고 싶어 했지요. 언젠가는, 서로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없이 든든하고 따뜻한 위로가 될 거라고요.
한승무 작가는 한 살 터울의 두 아들을 떠올리며 형제만의 남다른 우애와 거친 암투의 세계를 그림으로 담았어요. 늘 당하기만 해서 억울한 동생,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형. 이 둘 사이의 표정과 몸짓을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한층 더 역동적이고 따듯하게 만들었지요.
《못된 형 자랑하기 대회》는 형제자매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결국엔 화해하고마는 누구보다 서로를 소중히 아끼는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만들었어요. 책을 읽고 내 형제자매에게 서운했던 일들이 떠오른다면, 지금부터 나만의 형제자매 자랑하기 대회를 열어 보세요. 못된 동생 자랑하기 대회도 재미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