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잠들고 일어나고, 그렇게 하루를 건너는 일이다.”
시인 유노유노는 첫 시 ‘꿈 사탕’에서 말한다. 인생이 애달프고 고달파도 결국은 잠들고 다시 일어나면 그만이라고. 그 단순하지만 깊은 진실을, 이 시집은 담담히 그리고 따뜻하게 노래한다.
『서쪽 하늘 구름꽃에 사는 아이』는 시를 삶처럼 살아 낸 이가 쓴 시집이다. 글쓰기를 ‘호흡’으로, 시를 ‘악기’에 비유하는 시인의 표현처럼, 이 시집은 인위적인 꾸밈보다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과 진심을 담아낸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시집에 흐르는 정서는 ‘외로움 속의 함께함’이다. 시인은 혼자의 고요 속에서도 누군가를 떠올리고, 그리워하고, 상상하며 동행한다. 그러면서도 독자에게 “너도 나처럼 구름꽃을 타고 여행할 수 있다”며 손을 내민다.
문학적인 기교보다 정직한 감정, 다시 시를 쓸 수 있는 용기,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인상 깊다. 고등학생 시절의 메모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축적된 사유와 감성이 이 시집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서쪽 하늘 구름꽃에 사는 아이』는 시를 잘 모르는 독자에게도 문턱이 낮고 따뜻한 시집이며, 시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혹은 잠시 멈춘 자신에게 다시 ‘연주’를 시작하게 해 주는 한 권의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