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는 사랑과 신앙, 인생의 아픔과 치유를 시의 언어로 풀어낸 시집이다. 이 시집은 단순한 감성 시 모음이 아니라, 삶을 관통한 고통의 기록이자 신앙의 고백이며, 사랑의 기도문이기도 하다.
총 4부와 부록으로 구성된 시집은 ‘꽃’을 모티브로 한 상징과 정서를 바탕으로 하여, 독자들에게 순결하고도 절절한 사랑의 언어를 선사한다. 특히 제1부 ‘상사화’는 연인을 향한 그리움과 희생, 열망의 감정들이 꽃의 형상에 투영되어 나타나며, 시인은 이를 통해 인류 보편의 정서를 이야기한다. 이어지는 제2부 ‘돌섬’에서는 항해사로서 겪은 삶의 무게와 회한, 가족과 사별한 아내에 대한 사랑의 기억들이 보다 내밀한 언어로 전개된다.
또한 이 시집이 가진 특별한 점은 제3부 ‘구도자’와 제4부 ‘묵주기도의 어머니’, 그리고 부록 ‘묵주기도의 신비 묵상시’에 담긴 가톨릭 신앙의 시적 형상화에 있다. 십자가의 길, 성모 마리아의 생애, 묵주기도의 20단 묵상은 단순한 종교적 재현을 넘어, 한 신앙인의 온전한 삶의 고백이 된다. 시인의 언어는 사색적이고 기도에 가깝다.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순결 속에서 우러나는 영성,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의 메시지가 시편처럼 울려 퍼진다.
‘상사화’는 신앙과 문학의 만남이 어떻게 인간의 고통을 치유하고, 일상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탁월한 예다. 사랑과 이별, 회한과 깨달음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시집은 하나의 기도서이며,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시인이 담아낸 그 진심과 간절함이 독자의 마음에도 작은 불빛처럼 다가오기를, 그리고 그 불빛이 삶의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꺼지지 않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