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휴머니즘에 근거해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곳,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곳에
늘 서 있었던 선각자의 삶!
인명진에게 붙는 수식어는 실로 다양하다. 여성 노동자들의 소모임 의식화 교육을 주도한 영등포산업선교회의 인명진,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군사독재정권에 맞섰던 노동운동가이자 민주화운동가인 인명진, 경제개발과 독재 논리 속에 소외당한 이들의 곁을 지킨 목회자 인명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환경문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론화한 선각자 인명진, 보수의 몰락이라는 대위기 속에서 정치 일선에 나서 대한민국의 건전한 정치 지형을 회복시킨 우리 사회의 지성인 인명진.
그 모든 과정에서 그에게 주어진 것은 충분한 존중과 마땅한 보상이 아니라, 독재정권과 그 하수들의 무수한 위협과 협박, 양쪽 진영으로부터의 온갖 비난과 모욕과 압력이었다. 감옥에 갇혀 고문을 당하고, 생사를 건 위기를 지나왔으며, ‘변절자’라는 모욕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인명진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곳에서 그를 필요로 할 때면 기꺼이 달려갔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서 보여준 삶의 본을 따르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서기 위해 스스로 가시밭길을 걸었기에, 그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극한 격랑 한가운데 위치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명진의 인생 경로를 따라 해방정국에서부터 군사독재정권기를 거쳐, 보수 몰락이라는 우리 정치 지형의 근간이 붕괴될 뻔한 대위기의 순간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역사적 순간에 인명진이 선택한 길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목회자 인명진을 통해 바라본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기후위기가 현실 문제가 되고, 세대 갈등과 좌우 분열 그리고 양극화가 격화되어가고 있는 작금의 우리 시대에 인명진의 삶이 던지는 교훈은 무엇일까? 건전한 정치 지형의 구축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라고 믿었기에,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동료들의 비난까지 감내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비대위원장을 수락했던 인명진. 민주화운동의 열기 속에서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환경문제를 공론화하였던 인명진. 그의 삶이 증거하는 대한민국의 과거, 그리고 그가 선견지명을 가지고 던진 화두가 현실이 된 대한민국의 오늘. 이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명진이 꿈꿨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숙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지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에 기반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애써온 인명진 목사의 통찰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바로 지금, 『인명진, 시간의 기억』을 숙독해야 할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