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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한국대표명시선100)

낙화(한국대표명시선100)

  • 조병화
  • |
  • 시인생각
  • |
  • 2013-07-25 출간
  • |
  • 96페이지
  • |
  • ISBN 9788998047702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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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사랑이 가기 전에
고독하다는 것은
하루만의 위안
.
.
.
2
청춘에 기를 세워라
어머님, 너무 멉니다
네오로맨티시즘
.
.
.
3
파리
종달새
황홀한 모순
.
.
.
4
나의 존재
언제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인간은 죽었다
.
.
.
5
혜화동 로터리
오늘도 이렇게
고요한 참회
.
.
.

도서소개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에 남는 명시를 만나다! 오랜 역사와 더불어 꽃피워온 얼ㆍ말ㆍ글의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된 「한국대표 명시선 100」 조병화의 시집 『사랑이 가기 전에』. 이별과 애수의 시인 조병화 시인의 대표시 50편을 선정해 엮었다. 이 시선집에는 조병화 시인의 초기 시 ‘사랑이 가기 전에’ ‘하루만의 위안’ 에서부터 ‘고요한 참회’ ‘마지막 노자’까지 시인의 전생애를 관통하는 시들이 담겨 있다.
53권의 그칠 줄 모르던 노래가 한 권에 다시 묶이다

이별과 애수의 시인 조병화 시인의 대표시 50편을 선정해 엮었다. 한국대표명시선100의 하나로 엮인 이 시선집에는 조병화 시인의 초기 시 ‘사랑이 가기 전에’ ‘하루만의 위안’ 에서부터 ‘고요한 참회’ ‘마지막 노자’까지 시인의 전생애를 관통하는 시들이 노래처럼 노을처럼 낙엽처럼 담겨 있다. 53권의 그칠 줄 모르던 시심이 어느 순간 멈추며 2003년 세상을 떠난 시인의 일생이 필름처럼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젊을 적 어느 집이나 한권 쯤 꽂혀있던 시집이 이제 새 모양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인의 말

이 시집 속엔 한 여인이 있다고 해도 좋다. 두 여인이 있다고 해도 좋다.
혹은 많은 여인들이 잠시 머물다 돌아간 초라한 하나의 여인숙이라고 해도 좋다.

하루만의 위안慰安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 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날이 온다
그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날을 위하여 바쳐 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시방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고독하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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