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초연되어 오랫동안 뮤지컬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의 완전판 대본집
‘윤동주의 일대기적 기술보다 역사라는 거대 파도에 휩쓸리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섬세한 시선과 세심한 단어들로 청년 윤동주를 직조해 낸다. 윤동주의 ‘시’가 가진 원형을 최대한 변형하지 않고, 읽는 자(배우)와 듣는 자(관객)의 몫으로 온전히 자연스럽게 남겨두고 싶었다는 의도처럼, 〈윤동주, 달을 쏘다〉는 여러모로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다.
극은 1막과 2막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다른 작품과 달리 ‘장(場)’의 구분이 없다. 1막 1장, 2장과 같은 구분이 따로 없는데 이는 ‘장면 전환 시 보이는 세트나 인물의 등퇴장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가운데 윤동주가 사색하거나(=걷는다), 시를 쓰는(=읽는다) 모습으로 발현되어야 한다는 의도 때문’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주조연이 등퇴장을 반복하는 다른 뮤지컬들과 달리 〈윤동주, 달을 쏘다〉에서는 상연 내내 윤동주가 무대 위를 떠나지 않는다. 한아름 작가가 ‘윤동주는 퇴장 없이 우리의 눈 밖으로 사라지지 말아야 하며, 이를 통해 역사의 현장을 떠나지 못한 자신을 향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청년으로 남’길 원했기 때문이다.
대본집에서는 이런 작가의 의도와 청년 윤동주의 고뇌를 보다 선연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시로 저항하고, 시로 싸웠던 청년
총 대신 펜을 든 그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
대본집 끝에는 이번 ‘완전판 대본집 출간’을 기념해 특별히 극중 대사나 가사로 등장했던 시 전문과 필사 노트, 그리고 배우 5인의 사진들을 담았다. 그의 시를 읽거나 필사하며 펜을 들고 시를 써 내려간 윤동주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뮤지컬을 본 적 있는 관객이라면 배우들의 사진을 통해 관극의 기억을 생생하게 추억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