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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한국대표명시선100)

파꽃(한국대표명시선100)

  • 안도현
  • |
  • 시인생각
  • |
  • 2013-07-29 출간
  • |
  • 120페이지
  • |
  • ISBN 9788998047795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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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너와 나
낙동강
서울로 가는 전봉준
.
.
.2
너에게 묻는다
모항으로 가는 길
바닷가 우체국
.
.
.
3
오래 된 우물
고래를 기다리며
염소의 저녁
.
.
.
4
간격

해찰
.
.
.
5
수제비
직소폭포
파꽃
.
.
.

도서소개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에 남는 명시를 만나다! 오랜 역사와 더불어 꽃피워온 얼ㆍ말ㆍ글의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된 「한국대표 명시선 100」 안도현의 시집 『파꽃』. 안도현 시인의 대표시 62편을 엮었다. ‘너에게 묻는다’ ‘강’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시편부터, 시인의 뜨거운 시심이 삶의 허름한 현장과 만나 나온 간절한 시편들과 여린 생명들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과 교감에서 나온 시편들을 담아냈다. 상상 이상으로 폭이 넓은 시인의 시세계를 만날 수 있다.
뜨거운 시심이 삶의 허름한 현장들과 만나는 아픈 자리

안도현 시인이 한국대표명시선100의 하나로 자신의 대표시 62편을 엮었다.
‘너에게 묻는다’ ‘강’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시편부터, 시인의 뜨거운 시심이
삶의 허름한 현장과 만나 나온 간절한 시편들과 여린 생명들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과 교감에서 나온 시편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시선집을 통해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폭이 넓은 시인의 시세계를 만날 수 있다.

시인의 말

1985년부터 2012년까지 출간한 10권의 시집에서 예순두 편을 골랐다.
돌아보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기 버거울 때 나타나는 악습이다. 그래서 애써 돌아보지 않으려 한다. 아직 길의 끝에 이르지 않았다. -2013년 7월 안도현

모닥불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어두운 청과시장 귀퉁이에서
지하도 공사장 입구에서
잡것들이 몸 푼 세상 쓰레기장에서
철야농성한 여공들 가슴 속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면사무소 앞에서
가난한 양말에 구멍 난 아이 앞에서
비탈진 역사의 텃밭 가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살아 있는 곳에서
모여 있는 곳에서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얼음장이 강물 위에 눕는 섣달에
낮도 밤도 아닌 푸른 새벽에
동트기 십분 전에
쌀밥에 더운 국 말아 먹기 전에
압록강 건너기 전에
배부른 그들 잠들어 있는 시간에
쓸데없는 책들이 다 쌓인 다음에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언 땅바닥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훅훅 입김을 하늘에 불어넣는
죽음도 그리하여 삶으로 돌이키는
삶을 희망으로 전진시키는
그날까지 끝까지 울음을 참아내는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한 그루 향나무 같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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