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아름다운 마무리〉는 어린 시절, 고향,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담았다. “고통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외숙모와 느티나무가 그렇듯, 희생과 사랑이 함께할 때 고통은 생명의 일부로 승화된다. 사랑은 때로 어떤 약보다도 강력한 묘약임을 다시금 깨닫는다.”(「사랑은 묘약」 중에서), “산수가 되어 좀 여유를 부리며 재미있는 순간이 된다 싶었는데 부모님의 땀방울이 어른거린다. 이맘때가 되면 어머니가 갓 길어온 냉수가 떠오른다. 아버지가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마시고 답답한 가슴이 뚫렸다며 웃으시던 모습도 생생하다.”(「갈증」 중에서), “빛바랜 사진 속의 어머니, 이 세상에서 만났던 가장 소중한 분, 내 마음속에 붙박이별이 되어 영원히 살아계신다.”(「가슴앓이」 중에서)
2부 〈자족하는 노년을〉에서는 깊은 내공과 연륜의 힘으로 삶을 곱씹어, 노년을 고이 음미하고 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몸을 단련하며, 마음의 힐링이 되는 “읽고 쓰기”를 소홀히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플라톤은 말했다. “인간 최대의 승리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다.” 나 또한 머지않은 영원의 문턱을 떠올리며 자족하는 노년의 아름다움을 그려본다.”(「자족하는 노년을」 중에서), “낙엽이 더욱 부러워지는 이유는 단 하나, 본체를 위해 묵묵히 헌신해 온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계절의 미련을 떨치고, 떨켜 층을 닫으며 고운 자태로 변신한 잎들. 마지막까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스스로 몸을 내던지는 모습이 가슴에 깊이 와닿습니다.”(「낙엽처럼」 중에서), “이제는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일이 어색하지 않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조바심을 조금씩 내려놓는다. 자연은 늘 그대로다. 변한 것은 나 자신일 뿐이다. 남은 삶을 자연의 순리에 따라 겸허히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싶다. 긴장을 내려놓고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 속에서 미소를 짓는 이 순간이야말로 행복이 아니겠는가.”(「회상」 중에서)
3부 〈마파람이 달다〉에서는 우리 주변의 신변잡기, 사회 현상, 세계, 우리 후손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열쇠로 잠그고 여는 건 좌우로 돌리는 차이뿐이라네.” 그의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나도 모든 실천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음미해 보는 시간이었다.”(「노익장 해병」 중에서), “그날 이후 붉은색은 그녀에게 단순한 색이 아닌 트라우마의 상징이 되었다. 장미꽃의 붉은빛조차 오빠의 죽음을 떠올리게 했고, 그녀는 오랫동안 그 꽃을 제대로 마주할 수 없었다.”(「애증」 중에서), “노부부가 복숭아와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이 싱싱하게 느껴진다. “관심과 정성을 쏟는 만큼 보답한다.”는 그들의 평범한 말을 새기며, 마파람의 시원하고 달콤한 바람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마파람이 달다」 중에서)
4부 〈내 인생 부록〉에서는 작가의 노년 속 글쓰기의 보람, 국내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자유를 만끽한 순간들을 그렸다. “파도처럼 부딪히고 흩어지며 가벼워지는 삶. 자유로운 여행을 통해 내면을 돌아보고 심기일전의 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은 여전하다.”(「자유의 몸」 중에서), “직선의 지름길이 아닌, 곡선의 여유와 기다림으로 눈물과 기쁨이 깃든 글을 쓰고 싶다. 심기일전하라는 말이 마음을 파고든다.”(「심기일전」 중에서), “산수(傘壽)가 넘도록 굴곡진 길을 달려왔다. 그 과정에서 쌓인 보잘것없는 경험, 지식, 의지를 바탕으로 어영부영하며 쓰는 글이 내 안의 타자를 위로할 수 있을까. 살아온 타성으로 보아 중독의 경지를 바라는 건 당치도 않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늙음에서 오는 여유로움으로 글쓰기를 계속해 보는 것이다. 어영부영의 반대말이 성공이라고 한다. 진즉 깨닫지 못한 삶이 부끄럽게 다가온다.”(「어영부영하다가」 중에서)
5부는 〈감사는 곧 행복〉이다. 작가는 《가톨릭 금빛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신실한 마음으로 축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름답게 늙어가는 웰에이징(Well aging)을 생각해 본다. 로망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목표 의식이 있을 때 열정의 불씨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세월은 인생이다. 인생이 살아가는 흐름이라면 그것은 곧 세월이다. 수행자가 아니더라도 남은 세월, 행운유수(行雲流水) 같은 삶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해 질 무렵」 중에서), “여러 성당의 행사에 취재 요청을 받고 달려가 함께하며 사진을 찍는 즐거움은 내게 은총과도 같다. 길지 않은 기사지만, 핵심을 쓰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끙끙대며 쓰는 과정 또한 글쓰기의 연장선일 것이다.”(「길은 삶이다(4) 중에서」, “생명을 사랑하시고 찾아오는 이들을 자비로 감싸시는 성모님은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채워 보내십니다. 동굴 제대 옆 촛불 안치대에 놓인 봉헌의 촛불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실어 불꽃으로 타오르며 하늘로 오릅니다.”(「성모당」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