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눈으로 인류를 다시 읽다
『현대의학의 진화』는 한 명의 의사이자 교육자로서 저자가 직접 겪고 사유한, “의학을 통해 본 인간과 문명”의 이야기다.
히포크라테스의 윤리, 갈레노스의 해부학, 플레밍의 페니실린, 소크의 백신, 왓슨과 크릭의 DNA 이중나선까지 저자는 연대기적 서술을 넘어, 이 모든 인물과 발견의 ‘의미’를 묻는다. 왜 그 순간이 중요했는가? 그들은 어떤 시대적 절박함 속에서 실험을 감행했는가? 그리고 오늘 우리는 그 유산 위에 무엇을 세우고 있는가?
이 책의 백미는 단연 제4장의 ‘첨단의학과 미래’이다. AI의 의료적 응용, 디지털 치료제, 정밀의료, 재생의학, 그리고 ‘예측의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독자에게 지금 이 순간의 의료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한 과학 기술서가 아닌 이유는, 그 중심에 언제나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고령사회의 그림자, 전염병 이후의 공동체 등을 다루는 저자의 시선은 단단하면서도 따뜻하다.
『현대의학의 진화』는 과학과 인문, 기술과 윤리, 지성과 감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가 ‘의료’라는 공공재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를 묻는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인간다운 사회’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