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과학의 ‘원리’가
우리 눈에 보이는 자연 ‘현상’을 만든다
날씨는 당연하게 일어나는 자연 현상이 아니다. 모두 과학의 원리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맑은 날씨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서다. 기압이 높을 때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고 공기가 압축돼 기온이 올라간다. 그러면 열 때문에 대기 중에 있는 물방울이 수증기가 되려고 하면서 구름이 사라지고, 하늘이 맑게 갠다. 또 번갯불이 먼저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나중에 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빛과 소리의 속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우면 왜 입에서 김이 나올까? 호흡하면서 내뿜은 수증기가 차가운 공기를 만나 응결되면서 작은 물방울이 된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를 탐구하고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날씨를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태양이 땅을 데우고 물이 순환하고 공기가 움직이면서 날씨가 만들어지는 놀라운 세상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서로 연결해서 생각하다 보면 결국 해답을 찾게 되지.”
배우는 즐거움을 알려 주는 질문과 대답
파올로 할아버지의 가르침은 아주 특별하다. 손녀 아르테미시아에게 새로운 지식을 알려 줄 때 자꾸만 전에 배웠던 것을 생각해 내도록 한다. 왜 그럴까? 모든 현상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물의 순환을 배울 때는 물의 상태와 연결한다. 물은 기체, 액체, 고체로 변하면서 응결하기도 하고, 증발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기압과 날씨의 관계를 설명할 때는 구름이 생기는 과정과 연결해서 설명한다. 저기압일 때 구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르테미시아가 질문하면, 파올로 할아버지는 바로 답을 주지 않고 생각거리를 던진다. 그러면 아르테미시아는 지식과 경험을 서로 연결해서 생각하고 난 다음 “알겠어요!”라고 외친다. 바로 학문을 스스로 깨달은 성취감과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된 대답이다.
평생 날씨를 연구해 온 학자가
알기 쉽게 풀어 쓴 친절한 어린이 교양서
기상학자인 파올로 할아버지는 이 책의 주인공인 동시에, 저자 본인이다. 그래서 날씨 전문가가 제대로 쓴 지식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어렵지 않다. 손녀 또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파올로 할아버지는 초등학생인 손녀의 눈높이에 맞게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 산꼭대기와 산 아래의 기압 차이를 ‘잠수’에 빗대고, 고기압과 저기압을 ‘파도’로 표현한다. 일기 예보의 정확성을 떨어지는 ‘종이’에 비유하고, 물의 순환을 ‘여행’으로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과학 지식을 잘 알려 주다가 물 흐르듯 자연스레 삶의 철학을 들려준다. 마찰과 번개에 대해 알려 주다가 “무엇이든 모이고 모이면 큰 힘이 되는 법이란다.”라고 하고, 궂은 날씨에 대해 설명하다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좋고 나쁘다는 기준도 서로 다를 수 있지.”라고 말한다. 기후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자연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빌린 것이다.”라고 말하며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책임감 있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것은 모두 평생 날씨를 연구해 온 학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혜로운 과학자의 이야기는 머리를 채우고 마음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