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염(竹鹽)으로 유명한 인산 김일훈의 삶을 다룬 다큐형 위인전 성격의 인산-우리 곁에 온 성자-을 출간됐다.
한의학자, 독립운동가, 사상가인 인산은 그동안 막연히 죽염을 창시한 신비스러운 사람으로만 알려져 왔으나, 책은 그의 탄생에서 죽음까지를 사실에 근거해 발자취 전체를 밀도 있게 조명했다.
문학평론가 홍광훈 박사(전 서울여대 교수)는 “인산은 자신의 삶을 돌보지 않고 사람들의 고통을 해방시키려 했던 숭고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면서 “그의 삶은 붓다나 예수를 닯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고 했다.
인산의 정신을 회화처럼 그려 낸 책에서 강병국 작가는 “중국의 편작(扁鵲)이나 화타(華佗)에 비유되는 인술을 펼쳤으면서도 전 재산이 300만원 밖에 되지 않았던 청빈한 삶을 살았다”면서 “해방 후 정부가 독립 운동가들에게 적산가옥(敵産家屋) 한 채를 주겠다고 하자 인산은 독립운동을 하던 동지의 뼈도 거두지 못했는데 그런 호사는 내게 가당치 않소.”라며 거부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인산을 민의약(民醫藥)의 선구자요, 용감한 독립 운동가였으며, 민중의 아픔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인 선각자(先覺者)였다는 점을 증명해 보인 소설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책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격동기의 삶이 어떠했는지도 다루고 있으며 일제(日帝)시대의 여러 역사적 사실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어 사료적인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인산-우리 곁에 온 성자-은 초인적인 신념과 결단력의 소유자였던 인산의 삶이 깨끗하고 숭고하며, 사랑과 자비로 가득 차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에게는 삭풍(朔風) 같았지만 남에게는 훈풍(薰風) 같았던 훌륭한 인품을 가졌던 사람으로 이 땅에 죽염과 침, 뜸 같은 민의약의 기초를 닦고, 실행에 옮겨 수많은 사람들을 낫게 해 민초(民草)들을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는 점에서 그 정신은 고결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인산은 독립 운동가들이 죽어가는 것을 생각하며 “평생 이불을 덮고 잔적이 없다.”고 했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또 이이(李珥) 율곡(栗谷)이 10만 양병설을 주장했듯, 인산은 이승만 대통령을 찾아가 북한 김일성의 남침(南侵)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낙향했다.
율곡에 비견될 수 있는 우국충정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