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주고받은 사람과 동물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건 동물이건 풀이든 벌레든 똑같은 생명이라며 존중했습니다. 내가 조금 힘들고 불편해도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면, 설사 그게 작은 동물이라도 기꺼이 나섰어요. 고된 삶에서도 너그러움을 잃지 않았지요. 배가 고파도 개나 고양이에게 내가 먹을 것을 나눠 주고, 고기잡이나 사냥으로 생계를 꾸리더라도 어린 물고기나 짐승은 잡지 않고 놓아주고, 작은 벌레나 풀꽃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며 살았습니다.
그만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중요한 도리로 여긴 것이지요. 옛날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한 또 하나의 도리가 은혜를 반드시 갚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우리 조상들의 삶을 살펴보면 서로 돕고 은혜를 주고받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답니다. 이웃끼리 농사일을 돕는 두레나 향약, 품앗이도 그런 마음에서 비롯된 문화예요.
이러한 삶의 태도를 우리 민담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민담에는 개나 지네, 잉어나 구렁이도 사람처럼 말하며 신통력을 가지고 등장하지요. 오래 산 지네나 구렁이는 사람보다 강해져 사람들을 괴롭히는 존재가 되기도 하고, 충성스러운 개가 그런 존재에게 맞서며 주인을 지키기도 해요. 또 몇 년이 흘러도 자기를 구해 준 은혜를 잊지 않고 요술 향로를 주거나 단단한 쇠 종에 작은 몸을 내던져 은인의 목숨을 구하고 죽기도 합니다. 어부에게 잡힌 물고기를 가엾이 여겨 물가에 놓아주었더니 용궁으로 초대받아 용왕님을 만나 소원을 비는 이야기도 있어요.
이렇게 은혜를 주고받는 사람과 동물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26. 은혜 갚은 동물들』에서 만나 봐요!
26권 수록 민담
「은혜 갚은 개」
시집가던 색시가 죽어 가던 강아지를 구해 시집까지 데려가 ‘누렁이’라고 부르며 잘 기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누렁이가 이상해져요. 부엌에서 밥을 지을 때마다 밥솥 위로 폴짝폴짝 뛰어넘는 거예요. 누렁이는 대체 왜 그런 걸까요?
「은혜 갚은 잉어」
곧 나라의 벌을 받게 된 관리가 죽기 전에 생선회를 먹겠다며 싱싱한 잉어를 사 왔어요. 하지만 잉어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강에 놔주지요. 그러자 잉어가 도령이 되고, 물속에서 관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관리를 용궁에 데려갑니다!
관리는 용궁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또 나라의 벌을 피할 수 있을까요?
「은혜 갚은 개구리」
길 가던 나그네가 죽어 가던 올챙이 떼를 구해 주고, 몇 년 뒤 올챙이들은 무사히 자라 개구리가 되었어요. 개구리들은 은인인 나그네에게 신묘한 힘이 깃든 향로를 선물합니다. 향로는 어떤 힘을 가지고 있을까요?
「은혜 갚은 꿩」
구렁이가 꿩 가족을 공격하는데, 지나가던 총각이 구렁이를 해치우고 꿩들을 구했어요. 그런데 몇 년 후, 총각은 구렁이에게 붙잡혀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어쩌다 구렁이에게 붙들린 걸까요? 총각은 무사히 목숨을 구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