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이 이 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간호사의 직업적 가치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저 3교대로 돌아가는, 주사 놓는 일을 하는 정도로만 간호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 간호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독자들에게 대한민국 간호사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결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려 들지 않고 윽박지르거나 강요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그저 담담하고 묵묵하게 대한민국의 한 간호사로서의 삶을 써 내려갈 뿐이다. 전, 현직 간호사들이 이 책을 읽고 눈물짓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간호사를 지망하는 사람들도 책을 통해 눈물을 흘리는 이유 역시 이러한 작가의 태도에서 비롯한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간호사를 기계의 소모품 정도로 여기는 풍토가 있는 게 사실이고, 이러한 간호사의 처우와 환경에 대해 일일이 해명을 해야 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 돌아가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잘 몰라서 그렇지, 간호사는 어떤 직업보다 훌륭한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죽음과 관련해서 누구보다도 밀접한 곳에 있는 사람들로서, 우리가 죽는 순간까지를 함께하며, 끝까지 간호를 행한다. 당신이 병원에서 임종하는 순간, 간호사가 당신의 눈을 감겨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환의를 새 것으로 갈아입히고 몸에 삽입되어 있는 각종 관들을 제거하는 등의 여러 사후 처치를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밥도 제때 못 먹으면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는, 그저 마냥 병원에서 밤을 새는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나이팅게일은 죽었다』는 대한민국 간호사의 삶이다. 현실이다. 피상적인 이야기는 없다.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대한민국 간호사의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