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로부터 독립한 군대만이 국민을 지킬 수 있다
‘5·16’ ‘12·12’ ‘5·18’ 그리고 ‘12·3’ 그날의 군인은 누구에게 충성했는가?
이 책의 시작은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그날 밤 계엄령 선포 소식을 들으며 질문한다. “왜 또다시 군이 정치의 한복판에 등장했는가?” 그 물음에 대한 저자의 분노, 실망, 그리고 이를 계기로 과거로부터 이어온 대한민국 군대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과 세밀한 분석을 담은 기록이다.
강군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엄격한 정치적 중립’이다. 군은 정치로부터 분리되어야 하며 정치적 욕망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현실의 군은 종종 그렇지 못했다. 저자는 5·16군사정변과 12·12 쿠데타, 5·18 광주민주화운동까지 한국의 현대사에서 반복된 계엄과 정치개입의 역사를 조망한다. 계엄령이라는 법적 수단이 어떻게 군의 권한을 정치적으로 확대하는 도구가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2024년의 사태는 그 오래된 흔적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군이 어떻게 약해졌는지를 밝힌다.
특히 그는 장군들의 책임을 묻는다. “나는 몰랐다.” “어쩔 수 없었다.” “지시를 따랐을 뿐이다.”라는 말로 회피하는 모습 속에서 군의 리더십 부재, 전문성 부족, 정치적 책임감의 결여를 강하게 비판한다. 장군은 단순한 명령 수행자가 아니라 전체 상황을 판단하고 결심할 수 있는 주체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 기획 능력 없이 군사력만 5위의 군대는 무엇을 지키는가
‘값비싼 무기’ ‘최첨단 장비’ 그러나 전시작전권도 없이 ‘경계’만 하고 있다
강군을 위한 두 번째 조건은 ‘전쟁할 수 있는 군대’다. 저자는 한국군이 세계적인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전쟁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전작권 문제, 지휘체계의 복잡성, 실질적인 작전기획 능력의 부족 등을 지적하며 경계에 몰입한 군의 현실이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군은 ‘경계 군대’로 머물러서는 안 되며 전략, 훈련, 기획 능력을 갖춘 ‘실전형 군대’로 변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평시작전권과 전시작전권의 분리 구조가 한국군의 실질적인 지휘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하고 미군 중심의 연합사 체제만 맹신하고 있어서는 안 되며 독자적인 작전 역량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정상적인 군대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단지 무기를 구매하고 국방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안 되며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군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군 안의 일본군 잔재를 청산하라
‘즉결처분’ ‘사적제재’ ‘무조건 복종’ 그리고 ‘국민을 향한 총구’ 악습을 끊자
강군을 위한 세 번째 조건은 ‘일본군의 잔재 청산’이다. 저자는 군대 내 구타, 사적제재, 집단 기합 문화의 뿌리가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유산에서 기원했음을 밝힌다. 해방 이후 구성된 초기 한국군의 다수가 일본군 혹은 만주군 출신이었고, 미군이 제도적 뼈대를 세운 반면 병영 문화는 일본군식 규율과 상명하복 위계질서에 지배받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임 병장 사건과 윤 일병 사건 등 군대 내 폭력으로 인한 비극들을 거론하며 그것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군대문화의 문제임을 분명히 한다. 나아가 제주 4.3사건, 광주민주화운동의 비극이 일본군의 강압적인 점령지 정책에서 이어진 것임을 밝힌다. 그리고 그러한 잔재를 청산하지 않는 한 한국군은 결코 선진화된 군대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미군이나 유럽의 군대들이 어떻게 폭력문화를 극복했는지를 비교하며 군 내부 윤리와 전쟁 윤리 확립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강군은 스스로의 미래를 준비한다!
군 구조 바꾸고 병력 중심 작전에서 벗어나 훈련과 전투에 몰입해야 한다
강군을 위한 네 번째 조건은 ‘미래를 준비하는 군대’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소, 북한의 핵무장 고도화, 기후 위기 등 복합 안보 위협 앞에서 한국군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저자는 이에 대한 군의 대응이 아직도 미흡하다고 본다. 특히 군이 경계작전에 치중하느라 정작 훈련과 전쟁기획에는 소홀하다는 점을 비판하며 병력 중심의 방어 개념에서 벗어나 ‘기동형 방어’로 예비군을 상비군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북한 핵 위협에는 재래식 억지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단순히 전력을 증강하는 것을 넘어 변화한 환경에 맞는 구조적 혁신이 군 개혁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이 바로 서야 국민이 안심한다!
오늘의 위기를 내일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전 국민이 정치만큼이나 군대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 책은 장군과 장교는 물론이고 군을 지켜보는 국민 모두에게 던지는 진심 어린 호소다. 장군에게는 책임을 요구하고 시민에게는 감시와 관심을 요구한다. 이 책은 한국군이 진짜 강군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며 군을 향한 집단적 성찰을 위한 시도다. 오늘의 위기를 넘어 내일을 준비하는 ‘책임 있는 강군’을 향한 제안이자 우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고민할 내용과 대안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