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정치에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순간을 마주하다!
“계엄에서 탄핵을 거쳐, 다시 중심으로”
『K-드라마 윤석열』은 한 정치인의 흥망성쇠를 기록한 회고록이 아니다. 헌정 위기와 국민 분열, 그리고 정치 지도자의 결기라는 뜨거운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을 입체적으로 해부한 정치 분석서이자 역사적 증언서다.
이 책은 2024년 말부터 촉발된 대통령 탄핵 정국과 그 전후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물론, 헌법재판소의 졸속 심리, 공수처의 ‘영장 쇼핑’ 스캔들, 그리고 언론과 여론전까지 …. 저자 심규진 교수는 이 복합적인 사건을 단순한 평면적 기술이 아닌, 구조적인 분석 방식으로 풀어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을 다룬 챕터는 백미로 꼽힌다. 단독으로 계엄을 결단하고, “내가 책임지겠다”며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장면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의 서사적 유사성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보수 진영의 ‘힘의 미학’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반전이 아니라 국가의 방향성과 질서 회복을 위한 지도자의 실존적 결단이었다.
책은 또 하나의 화두를 던진다. “헌법이냐, 민심이냐.” 헌재의 심리가 길어진 이유를 비롯하여 여론 흐름의 변화,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계층 간의 균열. 이 모든 변수가 뒤얽힌 탄핵 정국에서 저자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법리와 민심의 균형을 치열하게 고민한다. 특히 김계리 변호사의 “계몽되었다”는 말은 시대의 각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으로 진정한 귀감이 되고 있다.
또한 작가는 정치 문화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저항 방식을 짚는다. 2030 세대의 등장, 이대남의 반응, 트로트 스타와 유튜브 채널들이 만들어낸 의외의 결집력 등은 기존의 진영 정치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경고이자, 새로운 정치 소비자의 탄생을 의미한다.
『K-드라마 윤석열』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이지만, 결국 책이 담고자 한 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오늘과 내일”이다. 진영과 계급, 세대 및 지역을 초월한 질문에 응답하려는 치열한 시도이자,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총체적 탐문이기도 하다. 역사적 사건을 넘어, ‘정치적 존재’인 윤석열을 이해하고 그가 지금 우리에게 던진 물음을 함께 고민해야 할 이유가 이 책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