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마음대로 된다면, 무슨 근심·걱정이 있겠는가. 1988년부터 강산 이 세 번이나 바뀌도록 무궁화 알리기에 전념했지만, 정권마다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고대 시대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무궁화가 온 국민의 사랑받는 국화(國花)가 되길 바랐지만, 화사한 벚꽃과 달리 36년을 오로지 무궁화꽃 알리기에 전념하면서 애국의 길을 걸었어도 여전히 관심과 사랑을 못 받고 있다.
무궁화꽃 대통령’으로서 무궁화 선양을 하며 회원들 덕분에 감개무량한 시간도 보냈지만, 대부분 사비(私費)로 비용을 충당하다 보니, 늘 빠듯한 가운데 심적으로도 굉장히 위축되었다. 한때 격려와 칭찬을 받았지만, 갈수록 피폐해졌고 더는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서러워서 밤잠을 설쳤던 세월, 견디다 못해 밤잠을 이루려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으로 지탱하는 현실을 어디에 하소연하겠는가. 정부도, 지자체도, 학교도, 기업들도 무궁화꽃에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다. 홀로 전전긍긍하며 애태웠던 나날들, 사랑하는 회원들과 친구들, 각계 인사들 덕분에 힘을 얻고 부족하나마 오늘날까지 협회를 이끌어 올 수 있었다. 그 고마운 마음을 담아 그동안 발자취를 남기고자 자서전을 작성한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부족했던 점을 널리 헤아려 주시길 바라며, 국민이 그토록 열광하고 즐겨 찾는 벚꽃처럼, 무궁화꽃도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사랑받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국화(國花)가 되길 기원하며.
-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