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작가 출판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첫 시간에 어린이 작가들에게 가장 강조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독자를 생각한 글쓰기’였습니다. 이는 많은 능력과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읽는 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을 작성해야 하고, 그러려면 스스로 독자가 되어 읽어보며 퇴고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또한, 작가로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독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 과정은 어린이 작가들이 독자와의 소통을 생각하며 글을 쓰게 하고, 자연스럽게 글쓰기 태도를 한 단계 성숙하게 이끌었습니다. 또한 단순한 독자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존재로 거듭나게 했습니다. 모쪼록 어린이 작가들이 스스로 여러 번 소리내어 읽으며, 머리를 짜내며, 지우개로 지우며 수없이 글을 고친 마음이 독자 여러분에게 진정성 있게 가닿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한 가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은 독자에서 작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이해하며 글을 썼다는 것입니다. 글쓰기 지도 선생님이자, 편집자이자, 어린이 작가의 제1독자인 저는 아이들이 쓴 글을 읽고, 더 완성도 있는 이야기 글을 위해 질문을 계속 던졌습니다. 아마 그 과정에는 제가 의도치 않게 아이들의 자율성을 떨어뜨리는 질문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아이들은 당차게 자신이 쓰고 싶은 주제와 이야기를 펼쳤고, 우리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텍스트와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태도는 제가 그동안 만났던 성인 작가들처럼 성숙했습니다. (중략)
생각해 보면, 우리 어른도 어릴 적 예술가이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잊고 있었을 뿐이지, 누구나 마음속 예술가 하나쯤 품고 있을 테지요. 아이들의 마음속 작가를 꺼내주세요. 글쓰기가 불안한 아이, 글쓰기가 싫은 아이, 글쓰기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아이, 모든 아이가 자신도 몰랐던 마음속 작가를 만나보길요. 그리고 자신이 만든 낯선 세계로의 모험에 독자를 초대하며, 또 한 번 성장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