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운항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항공교통관제사로 산다는 것!
항공교통관제사라는 직업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관제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몇 년 전 예능 프로그램에 관제사가 출연해 이른바 ‘직업 관제사의 세계’에 대해 들려주긴 했지만, 아직 많은 사람에게 관제라는 분야는 생소하면서도 신기해 보이는 영역이다.
관제사에 대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는 공항의 높은 관제탑에서 활주로를 내려다보며 항공기들을 통제하는 모습일 것이다. 관제는 크게 비행장 관제, 접근 관제, 지역 관제로 나뉘는데, 그중 비행장 관제가 대표적인 관제사 이미지로 인식되는 것이다. 접근 관제사와 지역 관제사는 공항에 우뚝 선 관제탑이 아닌 공항 밖 ‘항공교통관제소’라는 별도의 건물에서 레이더를 보며 항공기를 관제한다. 이들은 공항을 막 떠난 항공기, 특정 지역을 통과하는 항공기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안내하거나 공항에 접근하는 항공기들을 예쁘게 줄 세워 착륙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행장 관제 업무는 공항 관제탑에서 이뤄지는데 여기에도 업무가 나뉘어 있다. 곧 비행계획서를 기반으로 비행 허가를 내주는 ‘허가 중계’, 공항 지상의 계류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움직이는 항공기를 관제하는 ‘계류장 관제’, 활주로와 이어지는 기동 지역에서 움직이는 항공기를 관제하는 ‘지상 관제’, 항공기 이착륙 허가와 더불어 공항 관제권이라 불리는 공역 안에서 날아다니는 헬기까지 관제하는 ‘이착륙 관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인천공항 비행장 관제사로서 계류장 관제탑에서 일하고 있다. 출발 준비가 다 된 비행기를 활주로까지 내보내거나, 활주로에 내린 비행기를 공항 터미널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관제사의 시각으로 바라본 공항 풍경과 흥미로운 항공 이야기들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들려준다. “비가 많이 오는데, 오늘 비행기 뜰까요?” “아홉 시는 09시, 21시 아니면 00시?” “관제사는 비행기를 어떻게 부르나요?” “비행기 순서는 선착순일까?” 같은 에피소드에서는 평소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에 대해 관제사 입장에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또 “드론과 오물 풍선은 관제사를 괴롭게 해” “숫자 ‘Three’를 어떻게 발음할 것인가?” “정답이 없는 일을 한다는 것” “실수투성이지만 잘할 거야” 등에서는 관제사로서의 고민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고, “공항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포옹당하다” “관제탑 출근길은 멀기도 하여라” “관제석 앞의 햇병아리” “덕담이 오가는 따뜻한 주파수에서” “나흘에 한 번 외박하기” 등에서는 관제사의 일상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하늘 가까이에서 해가 쨍쨍한 낮에도, 달이 아른히 걸려 있는 밤에도 비행기가 오가는 길을 안전하게 밝히는 관제사로서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관제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기를,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 글들이 꿈과 희망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용기 내서 이야기를 꺼낸 건 아직 관제라는 분야가 많은 사람에게 생소하고 가끔은 신기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글솜씨는 뛰어나지 않지만 그래도 몇 년 동안 공항에서 먹고 자며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는 꿈을 갖는 계기가, 누군가에게는 항공 분야를 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또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