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녹두」는 작가 이광재가 꼬박 일 년을 집필하고 꼬박 일 년을 묵힌 뒤 꼬박 일 년 동안 한국농정신문에 ‘이양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소설이다. 작가는 단행본을 펴내며 제국주의나 서구의 합리적 이성을 상징하는 말로 ‘이양선’이라는 용어가 적절하긴 하나 청소년들과 청년 세대에게는 낯선 말로 비출 수 있다는 우려에 제목을 바꿨다고 밝히고 있다.
“이양선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조선의 젊은이들은 고민했다. 이들은 유교 이데올로기는 근사하지만, 신분제 등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지 못하는 유교를 더는 안 되겠단 생각을 당연히 했을 거다.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하는 속에서 서구의 책들을 읽고 토론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전 지구를 장악하고 현재도 관철되고 있는 서구 기독교 세계관에 동학은 맞서 대항한다. 이양선은 장차 지구를 휩쓴 자본주의, 제국주의, 근대이성, 합리성, 과학기술 등을 상징한다. 이 체제는 이제 인간종마저 끝장낼 기세다. 우리는 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쉼 없이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이 고민을 일찌감치 수행한 인물들이 있었음을 말하고 싶었다. 전봉준, 김개남, 김덕명, 송희옥 등이 그들이다.” _ 한국농정신문 인터뷰 중
작가는 「청년 녹두」 신문 연재에 즈음한 인터뷰에서 서구 기독교 세계관에 의문을 품고 대안을 고민한 인물들이 아주 오래전인 19세기에도 있었음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동학을 바탕으로 한 작가의 작품 「봉준이, 온다」와 「나라 없는 나라」에 이어 10년 만에 펴낸 동학농민혁명 지도자들의 성장기를 그린 「청년 녹두」는 동학에 천착해온 작가의 세계관이 더욱 넓고 더욱 깊어졌음을 방증하고 있다. 동학사상을 뿌리 삼아 농민혁명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갔던 조선 청년들의 여정을 담은 소설 「청년 녹두」에 담긴 그들 모두의 삶이 얼마나 치열하고 절절했는지 확인하려면 지금 바로 이 소설의 첫 장을 넘겨보자. 그들의 성장기가 짙은 감동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