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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한국대표명시선100)

오감도(한국대표명시선100)

  • 이상
  • |
  • 시인생각
  • |
  • 2013-07-22 출간
  • |
  • 96페이지
  • |
  • ISBN 9788998047696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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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오감도- 시제일호
오감도- 시제이호
오감도- 시제삼호
.
.
.

2
금제
추구
침몰
.
.
.
3
화로
아침
가정
.
.
.
4
이상한 가역반응
공복
삼차각설계도
.
.
.
5
운동
얼굴
각혈의 아침
.
.
.

도서소개

천재작가이자 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상 시인의 대표시 51편이 한국대표명시선100의 하나로 묶여 나왔다. 오감도를 비롯한 그의 시는 당시에도 난해한 시로 신문연재 중단 등의 필화를 겪었고 건축학도의 건축학적 시들과 폐결핵 및 생활을 다룬 시들이 짙은 페이소스와 자학 아이러니 등을 통해 표현되어 있다. 이상이 없었으면 빈약해졌을 한국 문학에 그가 보태는 가장 문제적인 시편들을 일독하는 것은 한국시사의 흐름에 참여하는 일이다.
한국문학의 가장 문제적인 시인 이상의 대표시!

천재작가이자 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상 시인의 대표시 51편이 한국대표명시선100의 하나로 묶여 나왔다. 오감도를 비롯한 그의 시는 당시에도 난해한 시로 신문연재 중단 등의 필화를 겪었고 건축학도의 건축학적 시들과 폐결핵 및 생활을 다룬 시들이 짙은 페이소스와 자학 아이러니 등을 통해 표현되어 있다. 이상이 없었으면 빈약해졌을 한국 문학에 그가 보태는 가장 문제적인 시편들을 일독하는 것은 한국시사의 흐름에 참여하는 일이다.

명경明鏡

여기 한 페ㅡ지 거울이 있으니
잊은 계절에서는
얹은머리가 폭포처럼 내리우고

울어도 젖지 않고
맞대고 웃어도 휘지 않고
장미薔薇처럼 착착 접힌

들여다보아도 들여다보아도
조용한 세상이 맑기만 하고
코로는 피로疲勞한 향기가 오지 않는다.

만적 만적하는대로 수심愁心이 평행平行하는
부러 그러는 것 같은 거절拒絶
우右편으로 옮겨앉은 심장心臟일망정 고동이
없으란 법 없으니

설마 그러랴? 어디 촉진觸診…… 하고 손이 갈 때 지문指紋이 지문指紋을 가로막으며
선뜩하는 차단遮斷뿐이다.
오월이면 하루 한 번이고
열 번이고 외출하고 싶어 하더니
나갔던 길에 안 돌아오는 수도 있는 법

거울이 책장 같으면 한 장 넘겨서
맞섰던 계절을 만나련만
여기 있는 한 페―지
거울은 페―지의 그냥 표지表紙 ──

무제無題

내 마음의 크기는 한 개 권연卷煙 기러기만 하다고 그렇게 보고,
처심處心은 숫제 성냥을 그어 권연卷煙을 붙여서는
숫제 내게 자살自殺을 권유勸誘하는도다.
내 마음은 과연果然 바지작 바지작 타들어 가고 타는 대로 작아가고
한 개 권연卷煙 불이 손가락에 옮겨 붙으렬 적에
과연果然 나는 내 마음의 공동空洞에 마지막 재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음향音響을 들었더니라.

처심處心은 재떨이를 버리듯이 대문大門 밖으로 나를 쫓고,
완전完全한 공허空虛를 시험試驗하듯이 한마디 노크를 내 옷깃에 남기고
그리고 조인調印이 끝난 듯이 빗장을 미끄러뜨리는 소리
여러 번 굽은 골목이 담장이 좌우左右 못 보는 내 아픈 마음에 부딪혀
달은 밝은데
그때부터 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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