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헌석 문학평론가의 평설 중에서 발췌)
#1
신경정신과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하여 상담을 하게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케이스를 선택하여 자연스럽게 글로 옮겨 신문이나 방송에 발표하고, 이 글들을 책으로 발간하면서, 의료인 오세원 원장은 수필가로 탄생한다. 1993년 첫 수필집 『질투하는 남자』를 발간하고, 이어서 『날마다 고독한 여자』 『여자는 사랑, 남자는 질투』 『과일나라에는 토마토가 없다』 『공고출신 의대생』 『노은동 단감』 『프리지아 향기 넘치는』 등을 발간한 수필가이다. 2025년 현재 대전문인협회 부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2
오세원 수필가는 삶과 고민에 대한 상담을 자주하게 되고, 이들이 안고 있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위치에 있다. 수필집에서 보면, 다양한 케이스를 통하여 현대 여성들의 내면을 탐색하고, 나름대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3
여성의 아픔을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한다. 「메조소프라노의 구토」에서는 영화 ‘서편제’를 예로 들며 주인공 송화가 득음(得音)에 이르는 고통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메조소프라노를 지망하는 여선생의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말수가 적어지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증, 불안, 초조감, 두통, 먹기만 하면 토하는 증세가 나타나〉는 현상에 〈노래를 부르고 싶은 욕망을 억압하면 할수록 그 지도교수에 대한 심한 분노와 적개심이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은 후 토하게 만들어 버린 것〉으로 진단한다. 이어 〈지도교수에 대한 증오와 울분을 가슴에서 지우고 화를 한으로 만들어 가슴에 품을 수 있어야 편한 마음으로 새롭게 노래연습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처방을 내린다.
#4
오세원 수필가는 자신의 생활을 유추하여 남자들의 일탈(逸脫)의지와 사고(思考)과정을 수필에 담아내기도 한다. 이와 함께 의사로서 경험한 일들을 결합하여 남자들의 욕구와 갈등을 찾아내기도 한다. 그것이 개인적 취향에 머물 수도 있고, 일부 특별한 사람에 대한 사례일 수도 있지만, 독자들에게는 특별한 감동을 생성한다.
#5
그는 「남자가 기죽어 산다면」에서 남편의 기를 살리는 방안을 제시한다. 남편의 기를 살려 줄 수 있는 좋은 아내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남편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가〉 〈남편에게 다정하고 상냥하게 대해 줄 수 있는가〉 〈필요한 때는 섹시한 아내가 되어 줄 수 있는가〉 〈남편에게 고분고분한 아내가 되어 줄 수 있는가〉를 제시하면서, 현명하고 좋은 아내가 행복한 가정의 필수 주체임을 강조한다. 그렇게 하여 남편과 아내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이 사회도 조금쯤은 더 밝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6
오세원 수필가는 세상에 따뜻한 인정이 넘치기를 소망한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을 나누면, 슬픔과 고통이 사라지고 행복이 가득하리라 믿는다. 이러한 소망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이와 같은 생각으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은 질정(質定)할 수 없을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지향(指向)이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기를 소망하는 수필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