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이리, 잊혀진 도시

이리, 잊혀진 도시

  • 신귀백
  • |
  • 모시는사람들
  • |
  • 2025-03-31 출간
  • |
  • 368페이지
  • |
  • 152 X 225mm
  • |
  • ISBN 9791166292262
판매가

23,000원

즉시할인가

20,7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20,7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이리, 잊혀진 도시』는 전라북도 익산의 전신이자, 일제강점기 철도 중심 식민도시로 형성된 ‘이리(裡里)’라는 공간을 도시사회학적, 식민지사적, 지역문화사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한 연구서다. 저자는 단순히 ‘사라진 지명’의 회복이나 향토사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를 구성한 제국의 힘과 기억, 구조와 감정의 층위를 교차적으로 들춰낸다. 이 책은 ‘이리’라는 이름에 묻힌 도시의 기억을 되살리고, 그것이 오늘날 지역 정체성과 도시공간의 복원을 어떻게 촉진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부터 ‘이리’라는 도시가 잊힌 데에는 1977년의 대참사, 즉 이리역 화약열차 폭발사고나, 식민 도시로서의 출발이라는 불편한 역사, 주먹과 사채의 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밝힌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부정의 기억을 넘어서서, 이리가 한때 얼마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던, ‘몸뚱이만 성하면 먹고살 만한’ 땅이었는지를 고스란히 복원한다. 이리라는 도시가 단순히 사라진 이름이 아니라, 여전히 이 지역의 행정기관, 학교, 시민들의 말 속에 살아 있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출간은 도시 기억의 복권이라는 적극적 실천이기도 하다.

『이리, 잊혀진 도시』는 식민지기 일본인 이민자들의 이주와 도시 형성을 다룬 1~5장, 공식 문헌이 포착하지 못한 민중의 삶과 구조를 다룬 6~7장, 그리고 문학·영화·집단기억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이리’의 장소성과 감정을 복원하는 8장까지,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은 독립적인 주제를 갖지만, 전체적으로는 도시 이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기억되며, 잊혀졌는지를 종합적으로 추적한다.
제1~5장은 ‘이리’의 식민 도시 형성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1904년 호남선 개통 이후 일본인 이민자들이 대규모로 유입되어 도시를 기획하고 통제하는 과정이 『이리안내』(1915, 1927), 『익산군사정』 등의 자료를 통해 분석된다. 철도와 물류 중심지로서의 전략적 가치, 대농장·대부업 중심의 자본 축적 구조, 그리고 종교 조직과 교육기관의 활용은 이리를 철저히 식민 통치와 기능적 도시계획의 산물로 만든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형성된 ‘유지(有志) 네트워크’가 도시 권력을 어떻게 독점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힌다.
제6~7장은 일본인 문헌이 의도적으로 지운 도시의 민중적 현실을 복원한다. 수출자유지역의 여성 노동, 교육기관의 차별, 만경강 수리조합 등은 이리의 뒷면이자 해방 이후까지 이어진 불평등 구조를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도시를 감정적 구조물로 이해하며, 주민의 구술과 생활사를 통해 도시의 속살을 되살린다. ‘감정의 도시’라는 시선은 도시사를 민중사, 생활사로 확장시키는 인문학적 전환이다.
제8장은 문학과 영화 속 이리를 통해 장소의 기억과 정서를 복원하는 장이다. 채만식, 윤흥길, 장률 감독의 작품에 나타나는 이리역과 영정통, 신광교회는 단지 배경이 아니라 기억의 장소다. 1977년 이리역 화약열차 폭발사고 이후 ‘이리’라는 이름이 멀어진 이유 역시 문학적 상상력 속에서 설명된다. 이 장은 이리를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의 층위로 풀어낸다.
이 책은 익산이라는 특정 도시의 역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리를 통해 식민 도시의 형성과 해체, 기억의 작동 방식을 집요하게 추적함으로써, 한국 사회가 여전히 안고 있는 도시의 정체성과 식민 유산의 문제를 함께 사유하게 만든다. 『이리, 잊혀진 도시』는 기록과 기억, 자료와 정서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도시사 서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도시의 성장 과정은 곧 제국의 기획 과정이었다. 이리는 호남선 철도와 함께 생겨났고, 야마구치 출신 이민자들이 개간과 대부업, 부동산 투기 등을 통해 도시 권력을 장악해 갔다. 저자는 이리의 형성 과정이 일본인 사유화와 척식정책의 일환으로 ‘철도-농장-금융’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식민 경영모델의 축소판이었음을 밝혀낸다. 이러한 구조는 이리라는 도시가 조선인에게는 계층적 소외와 경제적 불평등, 문화적 억압의 공간이었음을 뜻하며, 이는 곧 해방 후 도시 재편의 과정과도 직결된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성취는, 도시사를 단순히 구조나 제도 중심으로 서술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자는 이리가 ‘감정의 도시’였음을 강조한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물길이 없어서 사람들이 어질지 못했다는 지역 노인의 증언부터, 복탕과 국화, 태권도장, 기차역 플랫폼의 냄새까지… 이 도시는 생활감정의 아카이브로 남아 있다. 이러한 감정의 복원이 이 책을 역사서이자 동시에 문학적 에세이로 느끼게 하는 이유다. 도시의 겉껍질이 아닌 속살을 드러낸 이 책은, 공간을 둘러싼 ‘기억의 정치’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무엇보다 문학과 도시사의 결합은 이 책의 백미다. 채만식의 『소년은 자란다』, 윤흥길의 『소라단 가는 길』, 장률 감독의 영화 〈이리〉(2008) 등을 통해 이리라는 도시가 문학과 예술에서 어떻게 상징화되었는지를 분석한 8장은 그 자체로 도시문화비평이다. 이리역은 단순한 철도역이 아니라 이리 시민들의 감정이 모이고 흩어지던 광장이다. 영정통은 금은방과 시계점, 복싱과 영화의 거리로 기억된다. 저자는 그 장소들을 ‘기억의 장소’이자 ‘잊힌 서사의 무대’로 복권시킨다.
『이리, 잊혀진 도시』는 한국 도시사에서 드물게 하나의 도시 형성사를 이토록 다층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분석한 보기 드문 저작이다. 동시에 식민지 유산의 지속성과 현대 도시공간의 재구성 사이의 인문학적 접점을 찾고자 하는 연구자들에게도 훌륭한 텍스트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도시를 잊지 않기 위한 몸짓이며, 지워진 이름을 다시 부르기 위한 문장들이다. 오늘도 ‘이리’라는 이름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도시를 되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선물처럼 도착할 것이다.

목차

Ⅰ. 裡里의 탄생과 발전
1. 왜 이리인가?
2. 이리와 익산의 범위
3. 그동안의 이리 연구

Ⅱ. 타자(他者)의 시선으로 본 이리
1. 조선 이주 안내서 편찬 붐
1) 『이리안내(裡里案內)』의 편찬 배경과 목적 2) 관찬 지방지와 회고록
2. 이리 바깥에서 본 이리
1) 전라북도 관련 도서  2) 지도와 사진엽서에 보이는 근대 이리의 표상
3. 이리 일본인 이민자 사회의 시기 구분
1) 일본인 이민의 진입과 도시 형성  2) 유지 정치와 사회상
3) 제3기, 이민사회의 균열과 침체

Ⅲ. 제1기, 일본인 이민의 진입과 도시 형성(1904-1914)
1. 호남선 개통과 중심 이동
1) 이리 의병의 저항 양상  2) 호남선 개통과 수리조합
3) 지역유지와 학교조합
2. 주요 기관과 이리의 문화
1) 이리의 언론과 출판문화  2) 인명록으로 살펴본 지배층
3. 위성타운과 인물
1) 오산, 대장촌, 황등, 함열  2) 일본인 유지와 사업

Ⅳ. 제2기, 유지(有志) 정치와 사회상(1915-1927)
1. 이리지역의 유지 네트워크
1) 조합 전성시대  2) 이민자 사회의 유망사업군
3) 부동산업과 대금업자의 시대
2. 이리의 약진과 농장주
1) 이리농림학교의 설립과 차별  2) 지역 유지들의 기차역 독점

Ⅴ. 제3기, 균열과 침체(1928-1945)
1. 이민사회의 균열과 공황 진입
1) 인구 증가와 이리읍으로 성장  2) 상수도 문제와 학교 유치 실패
3) 이민 1세대의 몰락과 친일파
2. 이리 이민사회의 침체
1) 오하시농장 사태와 이리지역 경제 상황  2) 계(契)와 무진회사
3) 국민총동원령과 패전

Ⅵ. 타자의 시선이 담지 못한 이리
1. 일본인 저작이 담지 못한 사항
1) 쌀 생산 기지화를 위한 만경강 개발  2) 만경강 호안공사
3) 이리지역의 노동자들
2. 세심한 인용이 필요한 일본인 자료
1) 철도 부설과 수리조합  2) 학교 설립과 기업형 농장
3. 개방성과 포용성, 저항과 창의성

Ⅶ. 교육도시 이리의 까마귀떼
1. 근대 교육기관의 설립
2. 이리농림학교, 이리공업학교
3. 대학도시, 이리
4. 남성(南星)학교의 설립
5. 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 그리고 야학

Ⅷ. 문학작품 속에 표현된 현대 이리
1. 한국 소설의 주요 공간, 기차역
1) 신흥 식민도시의 전형, 이리  2) 채만식의 소설에 나타난 이리
3) 박범신의 소설 속 이리  4) 김남중의 소설, 기찻길 옆 동네
5) ‘소라단’과 ‘이리역’의 상호역동적 장소성
6) 궐기와 동원의 시대, 이리역 광장  7) 폭발사고의 전말
8) 영화 〈이리〉
2. 이리 사람들의 기억과 장소성
1) 신광교회와 종탑  2) 문학작품 속 상처와 광기의 공간

후기
참고문헌 / 찾아보기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