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질문과 심층적 탐색으로 이뤄진 주제별 구성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다음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1부에서는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제기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의 답을 심층적으로 탐색한다. 감정, 경제, 자연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학의 본질에 대해 탐문하는 형식의 깊이 있는 주제 비평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문학이 감정과 정동을 어떻게 능숙하게 다루어야 하는지,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으로, 서정시에도 ‘서스펜스로서의 정동’이 필요하다는 독창적이면서도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여 주목할 만하다.
2부는 2023년 봄에 야심 차게 창간된 계간 《시와징후》에 1년 동안 특집으로 꾸준히 연재해 왔던 ‘현대시와 징후’에 관한 독창적인 원고들로 이뤄졌다. 특히 「폐허에서 징후를 찾다」에서는 병, 경고, 얼룩 등과 같은 낯설고 강렬한 이미지들을 통해, 시가 은밀하게 읽어내는 혹은 시 속에 깊숙이 잠입해 있는 미묘한 징후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암울한 폐허와 절망 속에서도 언어가 끈질기게 만들어내는 한 줄기 희망과 빛의 소중한 가능성을 신중하게 타진하기 위한 비평적 전위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3부에서는 장석주, 허연, 염창권, 전영관 등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깊이 있고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4부에서는 정숙자, 이송우, 황정산 등 주목받는 시인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통해 굳건한 견딤과 다채로운 겪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행복과 연대의 가치를 재확인하며, 잊혀 가는 존재들의 소중한 무게를 시적으로 기억하는 특별한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논한다.
새로운 사유의 문을 열어줄 깊이와 가치가 있는 비평서
작가는 이번 비평집에서 문학이 단순히 현실을 수동적으로 반영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어둡고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적극적으로 발견하고 창조하는 역동적인 과정임을 강조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 『징후의 시학, 빛을 열다』는 문학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사유의 문을 활짝 열어줄 깊이 있고 가치 있는 비평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