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Ⅰ장. 캐나다의 역사와 한인 이주의 역사
캐나다는 북아메리카의 북쪽에 위치한 연방국이다. 캐나다의 면적은 약 998만㎢로 한반도의 45배가 넘는 광활한 영토를 갖는다. 캐나다는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은 영토를 갖는 나라이지만, 남부를 제외하면 북부는 추위로 인해 사람이 거주하기 어려운 지역이 대부분이다. 캐나다의 인구는 약 3,910만명(2024년 현재)으로 우리나라 인구보다도 적다. 광활한 영토에 비하면 인구가 매우 적다. 지금도 캐나다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오는 이주노동자가 매우 많다. 캐나다의 수도는 오타와(Ottawa)이다.
캐나다는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 56개 국가 중의 하나이다. 영연방 국가는 영국을 중심으로 예전 영국의 식민지였던 여러 자치 공화국, 자치령, 직할 식민지, 신탁 통치령, 보호령 등이 결합한 국제기구이다. 대표적인 영연방 국가로 캐나다 이외에 아시아의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싱가폴, 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의 가나,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 잠비아, 카메룬, 케냐, 탄자니아, 오세아니아의 뉴질랜드, 사모아, 통가, 파푸아뉴기니 등을 들 수 있다. 영연방 국가에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스포츠인 럭비, 하키, 크리켓 등이 매우 인기 있다. 국경을 맞대고 서로 으르렁대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크리켓 경기는 한일전 축구보다도 훨씬 심한 경쟁의 장이다. 크리켓은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스포츠이지만 35억명의 팬을 거느린 축구에 이어 25억명의 팬을 거느린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크리켓은 영국 식민지의 영향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스포츠이다. 영국에서 상류층이 즐기던 크리켓을 식민지배자와 식민피지배자를 결속하는 도구로 이용했다. 크리켓을 통해 인도 상류층을 영국 문화에 동화시키는 수준을 넘어 경기 중의 페어플레이와 심판에 대한 복종을 통해 식민지배자에 대한 복종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크리켓 사랑은 계속되었다. 인도 크리켓 프로 리그의 시청자는 무려 7억 명이다. 인도 크리켓 중계료가 미국의 농구(NBA)와 야구(MLB)보다도 높다. 인도의 크리켓 영웅인 비라트 콜리의 인스타 팔로워가 무려 2억 4천만 명이나 된다. 캐나다는 아이스하키가 가장 인기 많은 스포츠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캐나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팀 홀튼(Tim Hortons)이 들어왔다. 이 체인점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캐나다의 국민 영웅이었던 팀 홀튼(Tim Horton)이 1964년에 개업한 커피와 도넛을 판매하는 커피 전문점으로 시작했다(〈도판 1-2〉).
영연방 국가 중 캐나다를 포함하는 14개 국가는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인정한다. 캐나다는 형식적으로 영국 국왕을 대리하는 총독이 지금도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캐나다의 국가수반은 총리이다. 캐나다는 양원제를 채택하는 의회제 국가이고, 다수당의 당수가 총리직을 수행한다.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쓰는 이중언어 국가이다. 캐나다가 이중언어 국가인 것은 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영국계 (캐나다인)’(약 28%)와 ‘프랑스계 (캐나다인)’(약 23%) 국민의 역사에 기인한 것이다. 이외에 다양한 유럽계와 아시아계 민족이 캐나다를 구성한다. 캐나다에 유럽인이 도래하기 이전부터 거주했던 원주민을 캐나다에서는 ‘첫 번째 민족(First Nation)’이라 일컫는다. 캐나다는 이렇듯이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이다. 캐나다는 다민족 국가이기에 다문화 국가이기도 하다.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미국도 다민족 국가이지만 캐나다와 미국의 다문화 정책은 매우 다르다. 프롤로그에서 설명했듯이 미국은 여러 나라의 이민자가 ‘미국’이라는 하나의 끓는 솥에 섞여서 새로운 ‘미국 문화’를 만들어내는 ‘끓는 솥(melting pot)’ 문화를 추구한다. 미국의 ‘끓는 솥’은 새로운 미국 문화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각 민족의 문화는 끓여져서 그 본연의 맛을 잃게 된다. 이에 비해 캐나다는 다양한 이민자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존중하면서 이를 모자이크처럼 서로 합쳐서 하나의 ‘캐나다 문화’를 만드는 ‘모자이크’ 문화(Brosseau and Dewing 2013: 4)를 지향한다. 캐나다는 큰 그림으로는 하나의 캐나다를 만들면서도 각 민족의 문화는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면서 새로운 큰 그림의 일부로 조화롭게 기능하는 것이다.
1. 캐나다의 역사
캐나다는 16세기부터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 유럽인들이 이주하여 건국되어 150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다민족 국가이다. 17세기부터 지속된 프랑스계와 영국계 이주민의 지속적인 갈등은 현재의 캐나다 정치ㆍ사회ㆍ문화를 형성했다.
1) 캐나다의 원주민
캐나다에는 기원전 1,000~500년 무렵 시베리아로부터 베링 해협을 넘어간 다양한 아시아계의 민족이 살고 있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원주민은 북극 지역의 이누이트(Inuit)를 비롯해, 남부의 알곤퀸(Algonquin), 아니쉬나베(Anishnabe), 아타파사카(Athapasaka), 이로쿠어(Iroquois), 크레(Cree) 등의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유럽인이 도착하기 전까지 대부분 동물을 사냥하거나 낚시를 하고 야생 과일 및 씨앗 등을 채집하는 수렵ㆍ채집민이었다(Morton 2017: 14-15).
이누이트는 우리에게는 ‘에스키모’로 더 알려져 있다. ‘에스키모’라는 말은 유럽인이 만들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누이트’라고 하는데, 이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이누이트들은 ‘에스키모’라는 말을 매우 모멸적인 용어로 여긴다. 현재 캐나다의 원주민은 북극 지역의 이누이트, 원주민과 유럽인 사이의 혼혈인 메이티스(Met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