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택 소설이 몸을 바라보는 시선은 직진이다. 몸을 향한 욕망과 갈등의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짧은 문장은 어떤 가식이나 장식을 허용하지 않는다. 인간의 알몸, 그러니까 사회적·물질적 성취에만 내달렸던 인물이 한순간 자신의 나약함이나 성숙하지 못한 의식, 불확실성의 실체와 맞닥뜨리는 자리, 그 위태한 경계에 허택 소설만의 몸의 말이 정면으로 놓인다고 믿는다. 양진채(소설가)
허택의 소설은 점점 더 바람을 닮아가고 있다. 무거운 것들을 내려놓고, 공기처럼 가볍게 막힘없이 흐르는 것을 지향하는 듯이 보인다. 형식은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고, 내용은 복잡함이 없이 담박하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생명이란 아픔을 견뎌서 어떻게 꽃처럼 피어나는가. 그런 물음으로 살아온 날들을 더듬고, 여린 아기의 웃음에서 미래를 희망한다. 그렇게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봄여름가을겨울은 다시 봄으로 돌아온다. 심오한 것과 복잡한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가볍고 단순한 것에서 세상의 이치를 찾는다. 생명이란 흘러야 살고 막히면 죽는다. 살아 있는 것은 살아야 하고, 봄은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지나서 다시 봄으로 돌아온다. 바람이 분다. 허택의 소설은 그렇게 공기의 흐름을 따라서 가볍고 유연하게 흐르고 있다. 전성욱(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