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언니와 함께 사는 강아지 순무와 고양이 시리얼은 어느 날 문득 언니의 이름이 궁금해진다. 무를 뽑듯 처박힌 양말을 잘 물어오는 강아지에게는 ‘순무’라는 이름이, 매일 아침 시리얼 상자를 떨어뜨리는 고양이에게는 ‘시리얼’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언니는 모두가 그냥 ‘언니’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순무와 시리얼은 언니에게 최고의 이름을 지어 주기로 하고 여러 후보를 생각해 본다. 동그란 안경을 쓰니 ‘안경 씨’, 당근 수프를 잘 만드니 ‘당근 씨’ 등등…. 과연 순무와 시리얼이 언니에게 붙여 준 이름은 무엇일까?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장 그르니에 선집」
표지화로 사랑받은 작가 에토프의 두 번째 그림책!
간결하고 단정한 먹선의 흑백 그림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 온 에토프가 강아지 ‘순무’와 고양이 ‘시리얼’이라는 귀여운 콤비 그림책 「순무와 시리얼, 언니 이름을 찾아라!」(창비교육 2025)를 선보인다. 에토프는 2010년부터 실크스크린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로 2030 여성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으며 이후 정부 기관과 여러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그려낸 작가 이나영의 브랜드다. 에토프 특유의 그림체와 세련된 무드로 세종문화회관 CI 디자인을 포함해, 서울식물원, 이니스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테일러 커피, 로우키 커피, 밀도 베이커리, 곰표, 시드니의 놈코어 커피, 도쿄의 수미베이크숍 등 여러 기관 및 브랜드와 협업해 왔다. 특히 애서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도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장 그르니에 선집」 등의 표지 그림으로도 이름을 알린 에토프가 이번에는 어린이 독자가 등장인물의 시선을 통해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정서 그림책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그림책 데뷔작 「감자와 포도」에서 동물 친구들의 사랑스러운 우정을 보여 주며 작은 존재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전했던 에토프는, 신작 「순무와 시리얼, 언니 이름을 찾아라!」에서도 작고 무해한 존재들이 만들어가는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좋아! 오늘 우리의 임무는
언니의 이름을 찾아 주는 거야!”
가족의 사랑과 교감을 발견하는 그림책
‘사람들이 지어 준 이름에 반응하는 반려동물들은 우리를 뭐라고 부를까?’라는 신선한 질문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자아와 관계, 소속과 소유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유아기 아이들도 즐기기 좋은 그림책이다. 유아기의 많은 아이들은 오로지 자신에 대한 탐색이 전부였던 시기를 지나 점차 가족과 친구 등 타인으로 관심의 범위를 넓혀 가며, 엄마나 아빠, 할머니나 이모 등 가족 호칭 외에도 ‘이름’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이때 반려동물이 주인의 이름을 만들어 주는 이야기인 「순무와 시리얼, 언니 이름을 찾아라!」를 접한다면 애정을 담아 타인을 불러주는 행위와 이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나에게 이름을 지어 준 존재의 이름을 새롭게 찾아가는 과정에서 포도알같이 둥근 안경, 햇살처럼 따뜻한 수프 등 비유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도 있다. 또한 작품 속 주인공인 순무와 시리얼은 어린이들이 가장 친근하게 여기는 강아지와 고양이로, 작은 몸집 덕분에 더욱 쉽게 교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존재다. 이 작은 동물들이 만들어 가는 따뜻한 순간들은 등장인물의 시선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도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한편 이 책은 에토프의 동양화 기법을 활용한 드로잉 작업이 고스란히 느껴질 수 있도록 회색빛 종이(Greenish Gray)에 먹과 백, 두 가지 색만을 사용해 인쇄하는 독특한 제작 방식을 택해 소장 가치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