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열며
저는 2002년 유방암 3기 진단에 이어 2005년 자궁경부암 진단 등 암을 겪으면서 병을 고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암에 걸리면 우선 급하게 병원을 정해 수술하고 항암 치료를 받는데, 암환자와 가족들은 큰 충격과 두려움에 빠져 어찌할 줄 모릅니다. 수술하고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은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먹고 생활하지만, 병원에서 치료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오면 매우 당황하게 됩니다. 잘 먹어서 면역력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습니다. 항암 치료 중인 암환자가 건강보조식품, 보약 등을 함부로 먹으면 간 수치가 올라가 항암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항암 치료 후에는 특히 먹는 것에 신경 써야 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암에 좋다는 것을 구해 무턱대고 먹거나 잘못된 건강 정보와 속설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특히 암에 걸린 사람은 식사 때마다 영양을 고르게 담고 무엇보다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저는 큰 수술을 끝내고 방사선과 항암 치료를 마치면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아니 살기 위해 음식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전통 음식인 한식은 열량이 적으면서도 사계절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건강한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 식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김치’는 풍부한 영양과 맛으로 한국을 대표할 만한 특별한 음식입니다. 그 때문에 지난 5년 동안은 하루걸러 김치를 담갔을 만큼 열성적으로 레시피를 만들며 공부해 김치는 제 인생의 동반자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음식들은 자연에서 나는 제철 재료를 활용해 재료 본연의 맛과 향, 영양은 그대로 살리되 핸드메이드 양념이나 드레싱 등을 더해 맛을 더했습니다. 제 레시피를 따라 해보면 건강식, 항암에 좋다는 음식들은 맛이 없다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