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신앙과 전례 속에서
피어난 신심
초기 교회에서 성모님을 향한 신심은 자연스럽게 신앙 공동체에 자리 잡았다. 431년 에페소 공의회를 기점으로 성모님의 생애를 기념하는 축일이 제정되고, 성모 신심이 전례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리하여 성모님을 찬미하는 다양한 찬가가 생겨났고, 이 책에 마니피캇, 비잔틴 전례에서 전해 내려오는 성모 찬송, 라틴 교회의 성모 찬미가, 중세 수도원의 기도문, 성모 승천 대축일 찬가, 그리스 및 콥트 전례에서 전해진 성모 성월 찬가 등 다양한 시대와 문화에서 불렸던 것들이 담겼다. 이를 통해 성모 신심이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교회의 공통된 신앙 요소였음을 알 수 있으며, 교회의 전례와 신학 안에서도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아타나시오 성인, 요한 다마스쿠스 성인, 암브로시오 성인, 아우구스티노 성인 등 동·서방 교회의 이름 있는 성인과 교부들이 남긴 찬가들이 수록되어 있어, 교회 전통 안에서 성모님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각 찬가마다 그 찬가의 저자나 시대적 배경, 신학적 의미를 일러 주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테르툴리아누스는 초기 그리스도인이 찬가를 노래하며 전례를 거행하고 거룩한 모임을 갖는 것이 익숙했다고 증언한다. 그들의 노랫말을 살펴보면 성경, 특히 시편에 담긴 서정적 구절들을 노래 가사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시간이 흐르자 성모님을 찬미하기 위한 ‘시’도 창작되었다. 밀라노의 주교였던 암브로시오는 서방교회 거룩한 찬가의 창시자로 불리는데, 이는 성경 인용 대신 그가 스스로 구성한 찬미 시편이 전례 안에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기도이자 신앙 고백,
시대를 뛰어넘어 이어지다
성모 찬가는 기도이자 신앙 고백이며 시대를 넘어 신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영적 유산이다. 초대 교회의 신자들이 박해 속에서도 성모님께 의탁하며 불렀던 찬가, 중세 수도원에서 봉헌했던 찬가, 그리고 지금까지 전례에서 불리는 찬가까지 모든 것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성모님께 바치는 찬가들》은 역사적 가치가 담긴 기록일 뿐만 아니라 성모 신심을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신앙의 길잡이다. 특히 성모 신심과 전례에 관심 있는 이, 성모님에 관해 깊이 묵상하고 기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감동적인 울림을 전할 것이다.
오, 하느님의 어머니시여
저는 당신께서 출산하시고도 어찌 여전히 동정으로 남으셨는지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나이다
다만 이 신비를 묵상하며
저희 기쁨을 두며
저희 믿음 고백하나이다
─ ‘아카티스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