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터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가슴에도 희망의 별이 뜰까요?
얼마 전 텔레비전의 한 다큐멘터리에서 사금을 캐는 아홉 살 소년의 이야기가 방송되었습니다. 소년은 아픈 엄마를 대신해 강가로 나가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옵니다.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종일 물에 들어가 살피지만 사금을 얻지 못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런 날이면 가족 모두 굶어야 하지요. 그래도 소년은 매일 꿋꿋하게 강가로 향합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일찍, 더 간절한 마음을 품고서 말이지요.
책고래마을 시리즈 신간 《별 캐는 아이》는 사금을 캐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해가 떠오를 무렵의 이른 아침, 아이는 동생들을 데리고 집을 나섭니다. 멀리 있는 강에 가야 하지만 가족과 함께 걷는 길은 고되지 않아요. ‘별 하나 캐면, 옥수수 한 컵 사서 따뜻한 죽을 만들어 나누어 먹고, 또 하나 캐면 콩 한 컵 사서 아픈 막내에게 줘야지.’ 아이는 부푼 마음으로 걷고 또 걷습니다.
강가에는 벌써 마을 사람들로 붐볐어요. “허이 차, 허이 차 사금을 캐자.” 사금을 캐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반짝반짝 별을 캐자.” 아이도 노래를 불렀지요. 오늘은 꼭 별을 찾을 거라고 다짐하면서요. 어디선가 사금을 찾은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오고 아이의 마음도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하지만 별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어요. 커다란 그릇에 흙을 담아 이리저리 흔들고,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살펴도 사금은 보이지 않았지요.
어느덧 해가 기울고, 이제는 돌아가야 합니다. 아이는 동생들과 함께 마실 물을 통에 가득 담았어요. 텅 빈 배 속에도 물을 가득 채웠지요. 그러고는 기운을 내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내일은 나의 별도 뜰 거야.’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요즘 우리 아이들은 대체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지요.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갑니다. 제대로 된 대우도 받지 못하고 때로는 위험을 무릅써야 하지만 삶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지요.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일까요? 우리나라도 한때 어려운 시절을 겪었어요. 다른 나라 사람들의 도움이 간절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가는 한 우리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답니다. 가깝게는 이웃부터 멀리는 다른 나라의 일까지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해요.
《별 캐는 아이》 속 아이는 별을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어요. 언젠가 자신의 별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지요. 그 믿음이 고된 하루를 견뎌 내는 힘이 되었을 거예요. 별을 찾은 날보다 별을 찾지 못한 날이 많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내일을 기다리게 만들지요. 담담하게 “내일은 별을 캘 거야.”라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이 뭉클하게 다가오는 한편 곤경 속에서 우리를 일으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합니다.
《별 캐는 아이》는 어린이의 삶과 인권에 관해 말하는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풀어놓는 대신 한 아이의 하루 일과를 차분하게 보여 줍니다. 그림은 선과 색을 절제하였고, 글은 담백하게 적었습니다. 아이가 가진 고민과 아픔이 천천히, 하지만 마음속 깊이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