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비교경찰제도론은 2003년 초판 출간 이후 지속적인 연구와 개정을 거듭하며 어느덧 제7차 개정판을 맞이하게 되었다. 본서는 경찰(행정)학 분야에서 비교경찰제도에 관한 체계적 연구서로 자리 매김해 왔으며, 지난 20여 년간 독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찰제도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최신 통계와 자료 등을 꾸준하게 반영하면서, 시의적절한 내용을 제공해왔다.
최근까지 한국 경찰은 급격한 변화와 개편을 경험하고 있다. 2021년 1월 1일 검ㆍ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적 수사종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국가수사본부가 신설되어 경찰의 수사 독립성과 전문성이 강화되었다. 또한, 2021년 7월 1일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17개 광역자치단체 내에서 경찰 조직이 국가경찰ㆍ수사경찰ㆍ자치경찰로 나뉘고, 각 경찰 사무가 배분되는 방식으로 개편되었다. 2022년에는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신설되었다. 이러한 조직 개편과 제도 개선의 성과들이 시민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국가간 개방과 이동성 그리고 사이버공간의 확대로 다양한 치안 이슈를 경험하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치안환경의 변화, 기술 발전, 인권 문제, 그리고 법ㆍ제도의 변동으로 인해 각국 경찰 조직과 운영방식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제7판 개정을 통해 최신 경찰제도의 흐름을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북한, 영국, 미국, 독일, 스페인의 최근 경찰제도의 주요 변화를 반영하고, 내용을 대폭 보완하였다.
우선, 북한 경찰제도에서는 기존의 인민보안성이 사회안전성으로 명칭을 변경한 점을 비롯하여, 최근 조직 개편과 변화된 경찰 운영 체계를 보완하였다. 영국경찰제도의 경우, 2024년 7월 4일 노동당 정부가 출범하면서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의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경찰행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기존 보수당 정부가 도입한 4원(四元)체제-지역치안위원장을 지역주민이 선출하는 시스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조정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주목할 만하다. 미국 경찰제도에서는 새롭게 사형제도와 관련된 법체계 분석을 추가하였으며, 경찰의 총기 사용 문제, 인종차별, 경찰관의 가혹행위, 그리고 경찰의 군대화 현상과 같은 논쟁적인 이슈들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독일 경찰제도에서는 최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등 일부 주에서 경찰조직을 개편하여 ‘주경찰청-소규모지방경찰청-지구대-파출소’ 형태로 개편한 사례를 반영하였다. 또한, 교통경찰서ㆍ수사경찰서ㆍ순찰경찰서를 통합하여 지방경찰청으로 재편하는 변화, 그리고 일부 연방주에서 순경급 입직 과정을 폐지하고 모든 신임 경찰관을 경위급으로 임용하는 방식 등 중요한 변화를 포함하였다. 마지막으로, 스페인 경찰제도에서는 국가경찰과 군인경찰(군사경찰)의 예산운영방식과 국가경찰 및 지방경찰 간 관할권 조정에 관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였다.
이번 개정7판은 경찰(행정)학을 연구하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정부 및 학계 연구자, 그리고 경찰 실무자들에게 각국 경찰제도의 변화와 흐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비교경찰제도의 주요 이슈와 최신 변화를 파악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경찰제도의 발전 방향에 대한 유용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북한 경찰제도를 연구한 권위자로서 개정6판까지 함께 해 주신 이영남 교수님께서 퇴임하시면서, 해당 분야를 건국대 강소영 교수님이 이어받게 되었다. 북한경찰제도는 자료 수집이 쉽지 않은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개정판까지 심도있는 연구와 분석을 통해 내용을 집약해 주신 이영남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또한, 제7판부터 새롭게 참여하게 된 강소영 교수님에게도 진심으로 환영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의 연구와 기여를 기대한다.
끝으로, 이번 개정 작업이 이루어지기까지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신 공동저자들께 깊은 감사를 표하며, 방대한 자료 편집에 수고가 많으셨던 법문사 김용석 차장님과 교정작업을 도와준 건국대 경찰학과 김미래, 엄시연 학생에게도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출판 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김성주 과장님과 법문사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