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붓다의 별’에서 양자우주론까지
- 63개의 토픽으로 만나는 우주의 통찰
『아무도 없는 숲의 나무는 쓰러져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이하 『아무도 없는 숲』)는 천문학자 이광식이 과학적 탐구와 철학적 사유를 넘나들며 우주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한 책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된 『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의 후속작으로, 이번 책에서는 우주의 기원과 진화, 별과 은하, 블랙홀과 다중우주, 인간과 우주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총 63개의 토픽으로 풀어낸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천문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시선이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인물과 사건들을 다양하게 소개하는데, 특히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우리 역사 속 천문학 이야기를 다수 수록했다. 조선판 코페르니쿠스로 불린 홍대용, 일식 예보 실패로 곤장을 맞은 천문학자, 신분 때문에 별을 연구할 수 없었던 조선의 ‘우주 덕후’, 그리고 별을 통해 인간과 신, 우주를 통합적으로 사유했던 한국의 ‘원조 별지기’ 다석 류영모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마크 트웨인과 핼리 혜성의 기묘한 인연, 금성과 부처님의 깨달음, 양자역학의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논쟁, 그리고 우주의 풍경을 예술로 표현한 ‘스페이스 아트’ 등 이색적인 주제도 함께 담겨 있다.
▶ 알면 알수록 기묘한 우주의 실제 상황
- 가장 재미있고 따끈따끈한 우주 토픽
『아무도 없는 숲』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우주의 탄생과 진화
빅뱅으로 시작된 우주는 별과 행성의 탄생, 은하의 형성, 블랙홀의 생성 등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이 책은 우주의 기원과 구조를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하며, 우리가 속한 태양계와 은하의 비밀을 탐구한다.
● 자연의 법칙을 밝히는 천문학
우리는 매일 지구의 중력 아래 살아가지만, 과연 중력이란 무엇일까? 하늘에서 떨어지는 운석과 소행성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빛과 에너지는 어떤 원리로 우리에게 도달하는 것일까? 천문학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자연의 법칙을 밝혀내며, 우주가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현상들을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한다.
● 인간과 우주의 관계
우주는 단순히 광활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인류는 어떻게 우주를 이해해왔으며, 역사 속 천문학자들은 어떤 발견을 이루었을까? 그리고 우리는 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 어떤 존재일까? 철학과 천문학이 만나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새롭게 확장한다. 특히 조선시대 천문학자와 사상가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풀어냈다.
● 미지의 세계와 미래의 우주 탐사
우주 어딘가에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까? 다중우주의 가능성은 과학적으로 얼마나 현실적일까? 인류는 이제 우주여행을 꿈꾸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현대 천문학의 주요 이슈와 인류가 맞이할 우주의 미래를 전망한다.
▶ “당신이 보지 않으면 우주는 없는 것이다.”
- 우주의 발견과 통찰로 이끄는 ‘새로운 눈’
이 책의 제목은 18세기 영국의 경험론 철학자 조지 버클리의 질문, “아무도 없는 숲에서 나무가 쓰러지면 소리가 나는가?(If a tree falls in a forest and no one is around to hear it, does it make a sound?)”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지각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철학적 통찰로, 현대 양자역학의 핵심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아무도 없는 숲’이라는 유명한 말을 탄생시킨 이 ‘어록’은 “세계는 ‘확률’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는 양자론자의 제1 교의(敎義)로, “당신이 우주를 보지 않는다면 우주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충언한다. 즉, 우리가 우주를 인식하고 사유할 때 비로소 우주는 존재하게 된다. 그렇기에 우주를 ‘본다’는 행위는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존재를 성립시키는 본질적 행위인 셈이다.
『아무도 없는 숲』은 광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며, 과학을 넘어 철학과 예술, 인문학적 감성을 두루 아우른다. 천문학과 우주에 관심 있는 독자, 과학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이들, 그리고 인간과 우주의 관계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책이다.
“당신이 불행한 것은 불행에 초점을 맞추고 보기 때문이다.
당신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 관측하라. 그러면 당신은 행복해질 것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나무가 쓰러져도 소리가 나지 않으니까.” (본문 중에서)
우주를 알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별과 우주를 사색해야 하는 이유다. 우주를 보고, 알고, 사색하자. 그러지 않는다면, 당신에게 우주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