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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큰글자책)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큰글자책)

  • 윤서
  • |
  • 한겨레출판사
  • |
  • 2025-03-15 출간
  • |
  • 200페이지
  • |
  • 169 X 254mm
  • |
  • ISBN 979117213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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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 “조현병은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증상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일 뿐이다”_하지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추천

★“병에 대한 두터운 편견을 뚫고 나온 엄마이자 동료 시민의 언어는
우리 사회 풍경을 너그럽게 바꿔낼 것이다”_은유(작가) 추천

“어떻게 병과 함께 오랫동안 잘 살 수 있을까?”
사랑과 돌봄 노동 사이에서,
삶의 중심을 잡기 위한 저항의 시간들

‘카그라스 증후군(Capgras syndrome)’, 가까운 사람이 똑같은 모습으로 분장한 다른 사람으로 뒤바뀌었다고 믿는 증상의 갑작스러운 발현은 저자를 슬픔과 절망에 앞서 깊고 짙은 죄책감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부모가 끝없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황을 더 좋게 만드는 유일한 방도는 아니다. 1부 ‘함께 발맞추는 연습’은 질환과 돌봄의 이야기로, 아이의 망상·환청·불안 증세의 발현 이후 정신병동 입퇴원을 12회 반복하며 맞는 치료제를 찾는 여정, 그리고 조현병과 함께 잘 살기 위해 적정한 거리를 찾아가는 가족의 시간이 담겼다.
저자가 나무 씨를 돌보며 체득한 만성 정신질환과 함께 사는 법은, 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증상과 환자, 환자와 보호자를 떨어뜨려 바라보는 ‘건강한 거리감’이었다. 밤낮으로 책과 인터넷을 뒤져 조현병을 공부한 저자는 카그라스 증후군이 조현병의 흔한 증상 중 하나이고 부모됨과 무관한 뇌의 신경세포 문제로 인한 것을 이해하게 된 후, 비로소 죄책감으로부터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쉽진 않지만, 증상과 환자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바라보는 것은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알아야 그다음을 해나갈 수 있다.

만약 앞으로 오랫동안 조현병과 함께해야 한다면 나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헌신한다고 아이가 좋아질까? 나를 더 갈아 넣는다고 우리가 버틸 수 있을까? 어느 날, 문득 머릿속에 이런 물음이 떠올랐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였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의 병이 평생 가는 질병이라면, 그 병과 함께 살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것은 나와 아이의 건강한 ‘거리 두기’였다. (중략) 이것이 나를 돌보는 것이었고,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었다.

특히 조현병 환자는 청각·촉각 등 모든 감각에 예민하며, 환자마다 증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약물치료·주사치료·전기경련치료 등을 시도해보며 증세를 안정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치료법을 찾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치료법을 찾는다 하더라도 세밀하게 용량과 횟수를 조정하며 부작용을 줄이는 조합을 모색해야 한다. 약물치료의 부작용은 몸이 처지고 잠이 많아지고 침이 많이 분비되는 등 쓰는 약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때, 병원에 입원해 있지 않는 이상 약물 반응과 증상 기복, 부작용으로 인한 어려움을 세세하게 관찰하는 것은 돌봄 보호자의 몫이다.
더군다나 나무 씨의 경우, 초등학생 나이에 발병했기 때문에 가족이 맡아야 하는 역할은 더 중첩되고 가중되었다. 저자는 질환과 치료약 부작용으로 힘든 환자를 환자의 증상이 촉발하지 않도록 조심히 돌보는 간병인이자, 퇴행한 일상 습관을 회복하도록 돕는 양육자, 학업을 따라가도록 돕는 교사, 그리고 다른 가족 구성원의 삶을 지탱하는 가사 노동자의 역할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해야 했다. 한계 없는 ‘최선’에 몸을 내던지는 대신, 저자는 돌봄을 다른 가족 구성원과, 마을 공동체와, 사회 복지 시스템과 강제로 나누고 출근하기 시작했다. 매일 어딘가 출근해 집중할 일이 없었다면 나무의 병을 견디지 못하고 서로 원망했을 거라고 회상한다. 사랑과 돌봄 노동 사이에서 거리를 잘 유지하고 “내 세계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결론”, 그것이 아이를 위하는 법이자 아이를 돌보는 자신을 돌보는 법이었다.
“이 아이에게도 생활이 있고, 취향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진로 고민, 취업, 독립…
정신질환자가 사회적 자리를 찾아가는 길

‘나 이렇게 살아도 되나?’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야 할까?’ 성인이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이다. 정신질환이 있는 청년이라고 다르지 않다. 진로·취업·독립의 고민은 20대 나무 씨의 고민이기도 했다. 1부에서 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다면, 2부에서는 불안과 증세를 갖고도 생을 꾸리고 자신을 돌보며 청년으로 커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해야 할 일이 있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은 당사자의 자존감을 향상시킨다. 특히 조현병 환자의 경우 자존감과 만족감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신질환을 안고 사회적 자리를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다. 저자가 곁에서 기록한 나무 씨의 칠전팔기 도전기는 그만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현실의 한계를 보여준다.
이 책은 교육·복지·복무·생활 등 저자가 가족으로서 정신질환자의 사회적 자립에 관해 체득한 지식과 경험을 가감없이 나눈다. 우선, 초등학생 때 발병한 나무 씨가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되어 학교 특수반에 들어가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증상이 잡히면, 사회적 기능 훈련과 관계 학습뿐 아니라,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루틴과 소속될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학교교육은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 학교교육으로는 질환자의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려워, 상담·보조인력·학습보조기기·통학 등의 서비스를 지원해주는 특수교육 제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나무 씨는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해 대안학교와 검정고시 학원, 지역 청소년 센터를 전전하며 고등학교 과정을 자체적으로 보냈다. 6년간의 대학 생활 역시 도전의 연속이었다. 저자는 나무 씨가 혼자 좌충우돌 노력해온 과정을 이야기하며 특수성에 맞는 교육제도의 기회 부족, 비연속적 교육 연계,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의 아쉬움을 토로한다.
나아가, 취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지역사회에서 한 시민으로 인정받는 것도 사회적 관계를 넓히는 것도 노동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최고의 치료제는 일자리다.” 저자는 나무 씨가 바리스타로 첫 출근해 근무하고 돌아왔을 때의 말간 미소, “노동한 자의 자기 효능감”으로 가득찼던 얼굴을 잊지 못한다.
이 모든 사회적 삶의 지속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질환 당사자의 생활훈련이다. 자기 돌봄은 필수다. 때로는 불안이 찾아와 나무 씨의 저녁을 삼킬지라도, 스스로 하루를 계획하고 약을 챙겨 먹으며 자신을 돌보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그에게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줄 것이고, 또 내일을 살게 할 것이다.”

이제는 불안도 망상도 환청도 조금씩 친해지는 중이다. (중략) 일주일에 한두 번은 쌀을 씻어 저녁밥을 하고, 반려동물을 보살핀다. 이 아이에게도 생활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취향과 취미가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사울 레이터가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사물을 본 것처럼, 아이는 조현병이라는 필터를 끼고 세상을 살아간다. 이 아이의 세상은 어떨까. 나도 살아보지 못한 세계다. 그냥 엿볼 뿐이다.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다만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는 것이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여기저기에 있다”
사회적 낙인과 편견을 안고
정신질환에 대해 계속 말하는 마음

책 원고를 마무리하면서 새삼 글 안에서의 나와 현실에서의 내가 달라서 놀랐다. 현실에서는 나무에게 짜증 내고 잔소리하는 내가 글 속에서는 너무 우아하기만 한 것 아닌가? (중략) 이 글을 계기로 출연한 유튜브 채널의 영상 댓글에 ‘훌륭한 엄마네’ ‘엄마가 대단하네’ 이런 글들이 있었다. 나는 결코 훌륭한 엄마가 아니고, 대단한 엄마는 더더구나 아니다. 나의 모성은 불완전하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저 ‘괜찮은 사람’이고 싶었다.
2010년, 환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치료에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 ‘정신분열병’이었던 병명은 조현병으로 개정되었다. 조현병의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라는 뜻으로, 현악기의 줄을 잘 관리하면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듯 조현병 환자 역시 치료를 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의미를 담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사회적 편견과 낙인은 강화되었다. “연일 보도되는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 기사를 접할 때마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어디론가 숨고 싶다. 가슴에 박힌, 조현병이라는 주홍글씨를 들킬까 봐.”
저자의 가족 역시 끊임없이 혐오 어린 시선에 맞서야만 했다. 솔직하게 아이의 병을 밝히고주변에 제도적·인적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나무 씨는 대안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학교 안팎에서 멸시적인 눈초리를 받았고, “사람으로” 대우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나무 씨의 동생은 “아픈 오빠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았다. 가족의 잦은 이사도 이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아이의 행동이 조금만 이상해도 오지 말라고 했다. 동네 탁구장에서도, 검도장에서도 쫓겨났다.
저자는 조현병 당사자를 계속 사랑하고 지지하는 것이 주변인이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하면서도, “조현병이라는 질병 앞에서 항상 그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는 어려운 고백을 털어놓는다. “사랑하면서도 부끄럽고, 숨기고 싶으면서도 애끓는 부모의 마음”이 곳곳에 있다고. 그러나, 저자의 글은 기어코 그 마음 너머로 향한다. 부끄러움과 낙인에 휩쓸리지 않는 저자의 글쓰기는 “사랑을 잃지 않으려는 수행”에 가깝다. 저자는 18년이 지난 지금도 질병에 대한 사회적 말하기는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인정한다. 동시에, 질병과 함께 살아가면서 고통만큼이나 무엇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 삶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조현병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못하던 저자가 두터운 편견을 뚫고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 질병이 삶의 일부가 되기까지의 변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주변인들의 ‘사랑’이었다. 조현병은 무시무시한 병이 아니다. 진정한 이해가 넓혀질 때, 조현병 당사자는 이름 그대로 증상을 잘 조율해 좋은 소리를 내며 성원으로서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조현병 환자와 그 가족들이 이 책을 통해 위로받고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를, 그리고 동료 시민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조현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고유한 세계를 쌓아온 시간

1부. 함께 발맞추는 연습

엄마, 내가 미치고 있는 건가요?
병동 안의 질문들
…정신과 입원을 고민하기에 앞서
조현병을 마주할 결심
…정신질환에 대해 더 자유롭게 말하기 위하여
망상 씨, 환청 씨와 함께 사는 법
완치는 없다, 완화만 있을 뿐
…맞는 치료약을 찾아서
돌봄을 나눌 수 있다면
…나무 아빠의 일기: 보통명사 ‘아버지’가 되기까지
사랑을 위한 거리 두기
우리 관계는 병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2부. 세상으로 내딛는 걸음

학교에서 삶의 감각을 배우다
…특수교육 제도의 필요성에 대하여
도쿄에서의 나날들
사회적 자리를 찾아가는 길
도전! 캠퍼스 라이프
…나무 동생의 편지: 영원한 고통은 없으니까
불안이 말을 걸어올 때
…서로의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자기 돌봄의 기쁨
…생활훈련, 다시 일상을 되찾기 위하여
누구나 일할 자유가 있다
아주 보통의 퍼펙트 데이즈
세상과 마주 서는 용기
다시, 사랑의 풍경

에필로그: 그럼에도 계속 말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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