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단순한 수필이 아니다. 한 대안학교 교사가 학생과 함께 걸으며, 가르치고 배우며, 좌절하고 다시 일어나며, 끝내 자신이 만들고자 했던 공동체를 찾아 나가는, 어쩌면 미리 쓴 유고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성찰이 어떻게 한 개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저자는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지만,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이유를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인지 글 전반에 흐르는 주된 정서는 아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인간에 대한 신뢰이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고, 그들이 삶의 복잡성을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자로서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이타심과 온유함을 교육으로 체득할 수 있다는 신념은 매우 도전적이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교육의 어려움과 아이들을 돌보는 감정의 복잡성을 서술하면서도, 이를 비극적으로 그리지 않고 희망과 성찰로 풀어 내는 방식은 탁월할 뿐만 아니라 마음을 뒤흔든다.
교육자로서의 그의 여정은, 결국 청년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진다. 그는 그 결심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건다. 그는 청년이 된 제자들에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 주기 위해 그들과 함께 살았고, 그들을 가르쳤고, 그들의 손을 잡고 함께 고민하며 스스로 삶의 표상이 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청년들이 삶의 여정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용기를 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 깨달음으로 그는 단순히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한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배우며 살아갈 ‘안식처’를 만들고자 한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저자가 청년들에게 던진 질문을 우리 자신에게도 던지게 된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이 책은 대안 교육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청년 공동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다시 배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담담하면서도 진심 어린 간절함으로 쓰인 그의 문장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우리에게도 이런 공동체가 필요하지 않은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글은 단순한 수필이 아니다. 이는 하나의 선언이다. 사람들이 서로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자는 그 답을 찾기 위해 직접 길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 길을 함께 걸어 볼 용기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