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파나마 운하를 원할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자꾸 봉쇄하는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랄산맥과 관련이 있다?
홋카이도 여행의 시작은 세이칸 터널이라고?
보이지 않는 세상의 흐름을 지리로 읽는다!
세계 정치와 경제를 흔들고
문화와 역사를 잇고 나누는
열두 경계의 힘
땅과 땅, 바다와 바다를 나누거나 연결하는 선이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지역 간의 경계가 되는’ 장소들이다. 선은 눈에 띄는 형태로도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정치적·문화적 경계의 역할도 한다. 산맥이나 해협처럼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도 있고, 터널이나 운하처럼 인간이 의도적으로 만든 것도 있다. 이 선을 경계로 지역 간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고,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기도 한다.
《선을 넘는 지리 이야기》는 왜 이런 일들이 이 장소에서 일어나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들이 벌어지게 될 것인지 설명한다. 각 장소의 지리적 특징뿐 아니라 그 장소가 다른 지역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세심히 전달한다. 예를 들어 수에즈 운하는 육지로 연결되어 있던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그어진 선이자 유럽의 지중해와 아시아의 인도양, 더 나아가 태평양을 연결해 주는 선이다. 석유를 비롯해 온갖 물건을 실어 나르는 배들이 이곳을 통과하면서, 수로의 모습을 띤 이 선은 물자 수송이나 군사 작전에서 중요한 길목이 되었다. 사고로 잠시 뱃길이 막히거나 서남아시아 지역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해지면 국제 유가가 치솟고 전 세계에 물류 대란이 발생한다.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에즈 운하는 북극 항로의 주요 경로인 베링 해협이 주목받는 까닭과 맞닿는다.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 터널 속 일본의 야심을 보게 한다. 피레네산맥을 넘어 유럽 본토로 진출하려는 에스파냐의 오랜 계획에 다다르게 한다.
책이 소개하는 장소는 열두 곳이지만, 다 읽고 나면 이 장소들을 중심으로 연결된 세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미국이 파나마 운하를 되찾아야 한다 말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며 국제 사회를 압박하고, 러시아가 우랄산맥 서쪽의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된다.
지리 선생님들의 쉽고 입체적인 설명
복잡한 내용을 단번에 이해하게 하는 풍성한 지도, 도표, 사진
지리·사회 수업 시간에 배우는 지역과 개념들까지 한 번에!
한편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 이야기는 언어와 종교를 가르고 북해와 지중해를 잇는 알프스산맥의 역사와 스위스의 지정학적 이점을 짚는다. 나아가 이 터널의 목적이 경제적 이익보다 알프스의 빙하 보존에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장벽을 넘는 선을 연결할 수 있는가’를 넘어, ‘어떤 선으로 장벽을 넘을 것인지’ 상상해 보도록 이끈다.
지리 선생님들의 입체적인 설명은 지정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다시 보는 일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려 준다. 히말라야산맥에서 일어나는 인도와 중국의 패권 경쟁이 네팔의 도약과 어떻게 이어져 있으며, 믈라카 해협이라는 선 하나가 강대국 중국을 어떤 딜레마에 빠뜨렸는지 보여 준다. 청소년 독자는 다양한 시각으로 사건을 분석하는 힘, 기후 변화·분쟁과 같은 지구촌 문제에 공감하는 세계 시민의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조금 생소한 지역의 이야기도 호기심을 가지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지도, 도표, 사진 등의 이미지 90여 컷을 풍성하게 실었다.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우는 지역과 개념들 또한 녹아 있어 중학교 사회, 고등학교 통합 사회, 세계 시민과 지리, 한국 지리 탐구 과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