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줄거리
나는 시칠리아섬에 위치한 한 왕국의 공주이다. 어느 날 왕위 서열 1위인 오빠가 새언니의 강압에 못 이겨 여행을 떠난 후, 행방불명이 되었다.
국왕인 아버지는 첫째 아들을 찾으러 타지로 떠났다. 둘째 오빠는 오래전 아버지와의 불화로 타국으로 망명한 상태다.
그사이 나와의 결혼을 위해 112명의 구혼자들이 몰려들었고, 난 이 결혼을 피하고 싶다. 날 사랑해서 구혼한 것이 아님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남은 남동생 둘은 아직 어려 언제든 죽임을 당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나우시카는 왕권을 위협하는 112명의 구혼자들로부터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감춰진 비밀,
『오디세이아』의 새로운 탄생 비화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그레이브스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는 시인과 역사 비평가, 소설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글을 썼다. 저자는 해외 유명 문학 브랜드인 ‘펭귄 클래식’에서 다수의 시집을 내고, 그리스어 번역가로도 활동하기도 하였다. 대표작으로는 로마 제국의 황제 클라우디우스가 일인칭 화자가 되어 쓴 소설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가 있다. 고대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최초의 ‘그리스 신화 사전’을 편찬하기도 하였다. 그리스 신화 사전을 작업하면서 저자는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호메로스가 쓴 장대한 대서사시 중 하나인 『오디세이아』가 『일리아스』와 너무도 다른 문체와 이야기 구성 형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수많은 여성 등장인물들과 여성의 일들이 상세히 나와 있고, 배의 방향키가 선미가 아닌 뱃머리에도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 매가 날고 있는 상태에서 먹이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과 자라고 있는 나무에서 건조된 목재를 잘라낼 수 없다는, 그 당시 남자라면 당연히 알법한 일들을 틀리게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여러 합리적인 고민 속에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된다. ‘『오디세이아』를 쓴 사람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지 않을까?’ 『호메로스의 딸』은 이러한 저자의 생각을 시작으로 만들어진 『오디세이아』의 새로운 탄생 비화이다.
“나는 그리스 신화 사전을 작업하면서 “『오디세이아』의 배경이 시칠리아 서부이며, 진짜 저자는 여성”이라고 한 『에레혼』의 작가 새뮤얼 버틀러의 주장에 설득되고 말았다. 소설을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소설은 나우시카가 어떻게 『오디세이아』를 쓰게 되었으며 호메로스의 명예 딸로서 자신의 시를 어떻게 공식 정본 목록에 포함시킬 수 있었는지 내적, 외적 증거를 동원해 상황을 재현한다.” - 저자 로버트 그레이브스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나우시카 공주의 도전과 성장
나우시카 공주는 예상치 못한 국왕인 아버지와 왕위 서열 1위인 큰오빠의 부재로 인해 큰 위기를 겪는다. 왕의 부재를 틈타 112명의 구혼자들이 몰려들어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책은 나우시카 공주가 어떻게 112명의 구혼자들을 물리치고 자신의 이야기를 서사시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호메로스의 명예 딸로서 자신의 시를 세상에 알리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도전과 성장을 그린다. 『호메로스의 딸』을 통해 시대에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는 여성상을 만나 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내가 최고로 여기는 『일리아스』가 남자가 남자들을 위해 쓴 이야기라면, 『오디세이아』는 여자가 여자들을 위해 쓴 서사시가 될 거야. ‘오, 무사 여신들이여.’ 나는 조용히 기도했다. ‘당신의 종 나우시카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6보격 시를 능숙하게 짓는 방법을 가르쳐 주소서!” - 〈4장. 그 아버지에 그 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