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하면서 기상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직접 알게 되니까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보다는 기상에 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어요. 뉴스의 날씨 예보는 1차원적으로 날씨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자료 검토도 충분히 하고, 실제로 날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취재해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준비해요. 그래서 저는 날씨가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을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기상캐스터만의 전문성을 획득하려고 합니다.
기상청의 통보문이 없다면 날씨 예보는 불가능해요. 기상청은 수많은 장비를 동원해 육지와 산간, 바다 등 전국 곳곳의 기상 정보를 취합해 슈퍼컴퓨터가 예측모델을 제시해요. 이렇게 수많은 장비를 설치해 자료를 모으고 날씨를 예측하는 일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사업이에요. 국가 기관이나 대규모 장비를 갖춘 기업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나라가 국가 기관으로 기상청을 운영하지요. 기상을 예측하는 일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기상청의 통보문이 나와야 날씨 예보를 할 수 있어요.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예전에 경험해 보지 않은 더위가 찾아왔어요. 지난 여름에는 폭염이 지속되자 여러 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도심의 온도가 얼마나 높은지, 또 그늘과 햇살 아래의 온도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온도계를 들고 나가 뙤약볕 아래와 그늘의 온도 차이를 취재한 적도 있어요. 제가 취재하는 것은 기자들이 하는 것처럼 오랜 시간 준비하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멀리 가거나 오랜 시간이 드는 취재는 잘 하지 않고 방송국과 가까운 곳이나 서울시 안에서 취재하는 편이죠.
단순하게 몇 월 몇 일 온열 질환자 몇 명 발생,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명 발생했다는 기록만 예보에 사용하면 너무 밋밋해요. 그래서 저는 소방재난안전대책본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그날 직접 출동한 사례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몇 건이나 되는지, 출동했을 당시 환자의 체온은 몇 도인지, 연령대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세세히 물어봐요. 그렇게 직접 물어보면 의외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우리는 보통 온열 질환자 중에 고령의 노인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하는데, 근래에는 50대도 있고 30대도 있었어요. 폭염이 지속될 때는 고령자 위주로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직접 취재한 자료를 통해 요즘엔 젊은 사람들도 위험할 수 있는 지독한 더위라는 포인트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어요.
-『날씨를 전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기상캐스터』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