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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생명

음악과 생명

  • 류이치 사카모토
  • |
  • 은행나무
  • |
  • 2025-03-28 출간
  • |
  • 212페이지
  • |
  • 128 X 188mm
  • |
  • ISBN 979116737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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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별자리를 본다 한들 우주를 알 순 없습니다”
음악은 악보가 아니고, 생명은 DNA가 아니다

두 사람은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는 방식을 ‘별’과 ‘별자리’에 비유한다. 밤하늘의 별은 서로 몇백, 몇천 광년씩 떨어져 있지만, 인간은 별이 밤하늘이라는 평면에 흩뿌려진 것처럼 별들을 연결해 ‘별자리’를 그린다. 자연에 존재하는 무수한 ‘노이즈’(별) 중 인간에게 유의미한 ‘시그널’(별자리)을 추출하여 자연을 이해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철과 나무를 피아노로 조형해 자연에 흘러넘치는 소리를 12음계로 단순화하는 것도, 세포와 유전자를 ‘부품’처럼 분해해 그 ‘기능’을 발견하려는 것도 노이즈투성이의 자연을 인간을 위한 시그널로 바꾸는 행위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러한 음악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악기가 내는 정교한 소리 대신, 빗소리, 북극 빙하 속 물이 흐르는 소리, 나뭇잎이 바스라지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여 앨범 〈async〉를 만든다. 12음계와 악보의 완벽한 동기화(synchronization)를 추구한 것이 기존의 음악이라면, 사카모토 류이치의 〈aysnc〉는 엄밀하게 선택된 ‘시그널’에 포함되지 않은 생생한 ‘노이즈’를 들려주는 비동기(asynchronization)의 음악이다.

“지구라는 행성에는 공기의 진동, 다시 말해 소리라는 현상이 늘 일어나고 있는데 저는 누군가가 귀 기울여 그 진동을 공유하는 시공간이 있는 상태를 음악이라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강물의 여울은 인간이 있든 없든 항상 흐르고 있는데 누군가가 연주하지 않더라도 거기에서 일어나는 공기의 진동을 들으면, 그건 음악인 거예요.
(…) 그렇다는 건 어떤 의미로, 일부러 새로운 진동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공기의 진동을 듣는 음악의 실상에 있어서는 악보 없이도 음악은 성립한다는 겁니다.”
_사카모토 류이치

소리를 가둔 ‘별자리’가 ‘악보’라면, 생물(生物)을 사물(死物)로 만든 것은 ‘유전자’다. 현미경으로 세포를 들여다보고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만들어진 이래로, 생물학에서는 생물의 구성 요소를 분해하고 그 기능을 연구하여 인과관계로 묶어내는 것으로 생명의 본질을 밝힐 수 있다는 기계론적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그 기계론적 생물학의 신봉자로서 세계 최초로 GP2 유전자를 발견하는 업적을 이룬 후쿠오카 신이치는 오랜 실험을 통해 GP2 유전자가 없는 실험쥐를 탄생시키지만, 해당 유전자가 없어도 생물에게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쓰디쓴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좌절도 잠시, 바로 그 점이 생명을 생명답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생명은 기계와 달리 ‘부품’이 빠져도 일사분란하게 변화해 균형을 찾아내며, 그것이야말로 인과관계에 매몰된 인간의 논리로는 닿을 수 없는 생명의 ‘신비’인 것이다. 그는 인과관계와 기계론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생명이 전체로서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을 ‘동적평형’이라 명명하고, 각각의 생명을 넘어 자연의 세계가 어떻게 신비로운 균형을 유지하는지 설명한다.

이르든 늦든, 모든 생명체에게는 수명이 다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것은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맞서 끊임없이 저항하던 동적평형이 끝내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뒤처지고 마는 순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탈락이 아닌 일종의 증여입니다. 그때까지 자신의 생명체가 점유해온 공간, 시간, 자원 등의 생태적 지위를 다른 젊은 생물에게 넘겨주는 거예요. 그 결과 거기에서 또 새로운 생명의 동적평형이 성립됩니다. 자신의 개체를 구성하던 분자와 원자도 환경으로 돌아가죠. 생명의 시간은 이런 식으로 38억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연속적으로 계승되어온 것입니다.
_후쿠오카 신이치


“생명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계승된다”
사라지지 않는 일회성의 아우라와 유한한 생명

음악은 악보에 갇히지 않고 생명은 유전자에 의해 작동되는 것이 아니므로, 모든 음악과 생명은 ‘단 한 번뿐’인 고유한 무엇이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그 ‘일회성’이야말로 음악이 갖는 ‘아우라’이며, 인간이 만든 훌륭한 예술이 자연의 조형과 복잡함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그는 피아노의 현을 금속 물질 등으로 문지르는 ‘내부주법’이나 전압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등으로 ‘일회성의 아우라’를 자아내고, 그것을 퍼포먼스와 앨범으로 남긴다. 한편 후쿠오카 신이치는 생명의 일회성, 유한성이야말로 생명이 빛나는 이유라고 역설한다.

개체의 생명이 유한하다는 사실은 모든 문화적·예술적·학술적 활동에 동기부여가 되기도 해요. 누구나 어떻게든 자신이 살아온 증표를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유한하기 때문에 비로소 생명은 빛납니다. 그리고 그 유한의 생명이 사그라들 때, 다시 다른 생명으로 동적평형이 초기화되어 계승되죠. 생명계 전체는 이런 방식으로 맥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_후쿠오카 신이치

두 사람은 자신들의 동적평형, 삶의 시행착오가 다음 생명들에게 계승될 것을 믿고 단 한 번뿐인 생명으로서 삶의 증표를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비선형적이며 시간 축이 없는’, 결코 ‘반복’이 일어날 수 없는 일회성의 음악을 고민하며, 직접 도자기를 빚어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를 자신의 음악으로 삼는 엉뚱한 상상까지 한다. 후쿠오카 신이치는 자신의 철학이자 생명관인 동적평형을 정교한 수학적·과학적 모델로 만드는 데 매진하며, 자연에 대한 ‘해상도 높은 표현’의 추구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이 남기는 삶의 증표들은 우리가 기억하는 것을 통해 우리에게로 계승된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말한다. 인공물로 둘러싸인 도시에 살게 된 사람들은 자신이 인공물에서 태어나 자연을 ‘관찰’하는 존재라고 착각한다고. 그러나 나와 제일 밀접한 자연은 한시도 떨어질 수 없는 “나 자신의 신체”다. 두 사람의 대담은 ‘나’라는 자연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우리가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을 바라보게 만든다.

목차

세상을 어떻게 써내려갈 것인가 - 책을 펴내며

PART 1.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파괴에서 탄생하는 - 음악과 생명의 공통점
PART 2. 록펠러대학교에서: 원환圓環하는 음악, 순환循環하는 생명

Extra Edition 팬데믹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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