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경험하는 크고 작은 순간들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세계
이 아름다운 그림책에는 누구나 겪음직한 많은 순간이 ‘크기’를 기준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실제 형태의 크기라기보다는 그 순간 느낀 감정에 대한 것입니다. 홍차를 엎질러 생겨버린 작은 자국은 아이에게는 크게만 보이고, 엄마 잔소리에 말끔히 정리한 방은 작게만 느껴집니다. 빈 도넛 상자는 내 방보다 크게 느껴질 테고, 아침에 나를 깨우는 햇살은 그보다 더 크게 느껴지겠지요.
〈큰 것 작은 것 그 사이 어디쯤〉은 시적 표현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물론 아이들이 발견해내는 세상을 다채롭게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나비가 목을 축일 정도로 작은 웅덩이, 흙을 비집고 고개를 내민 연둣빛 싹 같은 작은 것들을 발견하고, 코끼리와의 티 파티를 상상하며 세상을 만들어가지요. 작가는 이렇게 아이들이 매일 새롭게 발견하는 순간들과 그 순간들에 대한 아이들의 감정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독자의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하고, 무심코 흘려보낸 오늘의 장면들이 새롭게 정의되는 선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무대에 섰을 때 자신을 뒤덮을 듯 커다랗게만 느껴졌던 정적이 손톱만큼도 느껴지지 않게 되는 변화를 겪으며 아이는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줄넘기 대회에서 받은 트로피는 대회에서 발이 절로 움직일 정도로 땀 흘려 연습했던 시간들에 비례해 그 크기가 점점 커진다는 것을, 모래성을 만들기 위해 뜬 첫 삽이 결국엔 커다란 구멍으로 이어질 거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어른이 되어가겠지요. 아이들은 ‘큰 것 작은 것 그 사이 어디쯤’을 분주히 오가며 계속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고 넓혀갈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순간들을 모았나요? 어떤 발견을 했고,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요? 이 책이 알려주는, 순간들을 포착하고 자신의 감정을 정의하는 특별한 방법을 통해, 여러분의 하루는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