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숲 [시 그림책] 시리즈의 첫번째,
소소한 일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묻는 시인 박철의 감동적인 시,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가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태어나다!
어느 한쪽, 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 속 깊은 곳에서 쑥꾹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 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창비1987』에 「김포」 등 1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하여, 감성 가득한 많은 시들을 써내 천상병시상, 백석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시인 박철의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를 그림책으로 만나보자.
한 남자가 영진설비라는 곳에 밀린 돈을 갚으러 길을 나선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마주하는 풍경과 사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길을 가던 중 비가 내리자, 슈퍼에 앉아 맥주 한 잔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꽃집을 지나다가 향기에 끌려 자스민 화분을 사며, 갚을 돈을 써버리고 만다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는 박철 시인이 우리들의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삶을 담은 작품이다.
시인 박철은 이 시를 통해 매일매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선택과 감정의 가치를 느끼는 순간들과 삶의 작은 기쁨을 마주하는 마음, 그리고 현실 속에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시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여러 문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으로, 신경림 시인은 이 작품을 읽고 "밀린 노임을 갚으러 가다가 그 돈으로 자스민을 살 수 있는 박철은 꿈꾸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소소한 일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묻는 시인 박철은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시를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나’는 언제쯤 영진설비에 4만 원을 갚을 수 있을까? 우리네 또한 살다 보면 꽉 막혀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얼마나 많은가?
그림책이 된 시,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
1. 시인이 쓴 함축적인 언어의 문학적 깊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림과 함께 읽을 수 있어 더 큰 감동와 여운을 느낄 수 있다.
2. 그림이 시의 여백을 채우면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하고, 읽는 독자들 스스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3.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삶의 무게와 소소한 삶의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