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탑사 3층 목탑, 건축을 넘어 꿈을 짓다
충청북도 진천군 보련산 자락에 자리한 아름다운 사찰, 보탑사. 그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보탑사 3층 목탑은 강원도에서 자란 소나무로 지어진 순수 목조 건물로, 우리 시대 한옥 명장들이 지혜를 모아 세운 역작이다. 삼국 시대에 백제의 장인 아비지가 설계한 신라 황룡사 9층 목탑의 양식을 현대에 재현하고자 한 그들의 꿈이 보탑사 목탑으로 실현된 것이다.
보탑사 시공 책임자 김영일을 비롯해 도감 신영훈, 설계사 박태수, 도편수 조희환, 단청화사 한석성, 소목장 심용식, 와공 윤주동, 석공 김익진, 야철장 최교준, 조각장 이진형 등 여러 전문가가 참여해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품을 완성해 냈다. 보탑사 목탑은 단순한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 한국 전통 건축의 중요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1부에는 1991년 보탑사 공사의 첫 삽을 뜬 순간부터 완공되기까지의 여정이 담겨 있다. 땅을 고르고, 기단을 쌓고, 나무 기둥을 다듬어 세우고, 공포를 짜고, 처마를 만들고, 기와를 잇고, 상륜을 올리고, 단청을 입히는 모든 과정을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전한다.
보탑사 목탑은 겉으로 보기에는 3층 구조이지만, 황룡사 목탑처럼 각 층 사이에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암층(暗層)이 있어 내부는 5층의 구조를 가진다. 이 암층이 있기에 내부 계단으로 오르내리며 모든 층을 활용할 수 있다. 보탑사 목탑을 지을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튼튼하고 안정적인 기초 공사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내부 구조, 부재 간의 견고한 결구였다. 그래야 100년이 훨씬 지나서도 끄떡없는 목조 건물이 되리라고 생각해 어찌 보면 사소할 수 있는 일에도 원칙을 지키고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바람과 눈비, 햇빛 등 자연현상을 고려하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하였다.
한편, 보탑사 경내의 부속 건물들은 어느 것 하나도 똑같이 지은 것이 없다. 기와집, 너와집, 귀틀집 등 다양한 전통 건축 양식을 볼 수 있으며, 같은 기와집이라도 지붕 형태를 팔작지붕, 맞배지붕, 모임지붕 등으로 다르게 지어 건물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전통 건축 기법과 현대적 미학이 결합된 보탑사는 한옥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 한옥 건축에 평생을 바친 전통 기술자가 전하는 한옥 이야기
저자 김영일은 1971년 무령왕릉을 최초로 발견한 인물이다. 그가 조그만 강돌 하나를 보고 무령왕릉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혜 덕분이었다. 자연과 화합한 아름답고 건강한 집 한옥이 더 많이 지어지길 소망하는 저자는 한옥을 사랑하고, 한옥을 짓고자 하고, 우리 전통 건축에 관심 있는 모든 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신이 경험하며 체득한 지혜를 담아 공유하고자 하였다.
이 책의 2부에서는 터를 잡고, 석재와 목재를 선택하는 일부터 구들을 놓고, 토벽을 미장하고, 창호를 달고, 집에 색을 입히는 작업까지, 한옥 짓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낸다. 그런 가운데 한옥을 지을 때 지녀야 할 마음가짐, 전통과 현대를 잇는 한옥의 건축적 가치를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한옥을 더 깊이 있게 바라보고, 우리 전통 건축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