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으로 학교를 떠난 지 벌써 15년에 이르렀다. 재직중에는 수의생리학을 강의하고 연구하였으나, 십여 년 전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요청으로 ‘수의역사학’ 강좌를 맡았을 때 우리나라 수의학의 역사와 수의사의 역할, 활동 및 윤리 등을 소개하는 개론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수의학은 의학을 근간으로 발달하였으며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세부 분야가 연구되고 있다. 반려동물과 농장동물은 물론, 실험동물, 야생동물, 수생생물의학, 양봉학 등을 아우르며, 인수공통감염병을 포함한 공중보건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이 책에는 각각의 여러 분야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그동안 교직생활을 하며 정리해 두었던 글, 대한수의사회지를 비롯한 여러 곳에 기고한 글을 다듬어 수록하는 한편 두 분의 후학과 손잡고 이 책을 완성하도록 노력하였다.
제1편 수의학의 발자취에서는 동서양의 초기 수의술과 한국, 미국, 일본 및 북한 수의학을 비교적 관점에서 간단히 소개하였다. 제2편 동물 이야기에서는 동물의 가축화과정과 농장, 반려, 야생동물들의 특성과 주요 질병 등을 다루었다. 제3편 수의사의 활동 영역에서는 임상, 공직, 기업, 수의 관련 기관, 단체 및 국제활동에 대해서 정리하였다.
마지막으로 제4편 수의윤리 특수성과 사례에서는 수의사역량과 수의윤리, 수의의료 윤리준칙 및 수의윤리의 특수성과 딜레마 및 사례 등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부록에서는 주제에서 다루지 못한 현대 수의학교육의 태동기 이야기, 축산물의 위생, 생산, 살처분, 대체육 그리고 먹거리에서 축산의 중요성을 살펴보았다. 수의대생들이 우리나라 수의학과 수의학교육의 역사를 더 잘 이해하여 더 큰 미래를 열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의 집필을 시작하였으나, 수의대생들뿐 아니라 수의학 진학을 희망하는 예비 수의대생들은 물론, 동물이나 수의학에 관심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끝으로, 수정 및 보완 작업에 도움을 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대학원생들(임재룡, 윤지현, 조지현, 박지용, 장한승, 한수종, 김수열, 김하진, 이승규, 문세진, 윤종화)과 이 책이 나오기까지 힘써 주신 박영사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