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을 위하여
2023년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는 7만9,279건 발생했다고 합니다. 전년보다 23.8% 늘어난 수치인데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로드킬 사고도 증가 추세라고 합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9월 국회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나타났습니다.
2023년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7만9,279건으로 하루 217건씩 일어난 셈입니다. 로드킬 사고는 2020년 1만5,107건, 2021년 3만7,261건, 2022년 6만3,989건 발생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법정보호종 로드킬 사고는 870건으로 전년(279건) 대비 3배 넘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중 천연기념물은 22건이었고, 멸종위기 2급인 삵이 480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멸종위기 1급 수달도 211건에 달했습니다.
수달은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국제적인 멸종위기종(CITES I)이자 국내에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양쪽 모두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런 수달이 일본에서는 2012년 공식적으로 멸종이 선언됐습니다. 1979년 일본 시코쿠 코치현에서 마지막 수달이 보인 후 한 번도 보이지 않아 2012년 9월 최종 멸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멸종 이유에 대해서는 책에 나와 있습니다.
“여러 전쟁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어.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옷이 필요하고, 특히 추운 지역에서는 두꺼운 옷이 필요하지. 그래서 가죽옷을 많이 입었는데, 그중에서도 수달 가죽이 최고로 따뜻한 거야. 엄청나게 많은 수달을 잡아 그 가죽을 벗겨 옷으로 만들었고, 수달의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었어. 물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 사는 수달을 많이 죽였지만, 일본에 사는 수달은 얼마나 죽었는지 가늠도 안 돼.”
-본문 중에서, p.52.
책에서는 이밖에도 태평양 전쟁 이후 중공업의 발전으로 여러 가지 피해와 일본의 무분별한 개발을 통해 수달이 쉴 수 있는 곳을 없앤 것을 주요한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수달 멸종이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마치 수달이 바로 옆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처럼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물고기를 잡은 수달이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며 살짝 미소짓는 것 같가도 합니다. 엄마 수달과 헤엄을 치며 재롱을 피우기도 하고, 똥을 탑처럼 쌓으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방법을 배우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과 포획으로 점점 사라져가는 가슴 아픈 현실도 보입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수달을 비롯한 모든 동물과 생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